소련 급진 개혁파 지도자 보리스 옐친(59) 최고인민회의대의원이 고르바
초프 최고회의 의장과 호화판 별장등 소련 지도부의 타락과 위선을 폭로한
자전적 고발수기가 11일 일본에서 출판됐다.
옐친씨는 이달 하순부터 3월초에 걸쳐 세계 9개국에서 출판될 예정인
"고백"이라는 제목의 이 자전적 고발수기에서 자신이 정치국원 후보에서
쫓겨나던 87년 고르바초프 의장이 "다시는 당신이 정계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위협했었다고 폭로하면서 "현재의 공산주의는 정말이지 한줌도
안되는 20명 정도의 간부를 위해 존재한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 고르바초프 별장은 호화판 극치 ***
옐친씨는 외국에서만 출판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수기에서 정치국원 후보가
돼 처음으로 당간부에 끼이게 됐을때 모스크바에 있는 고르바초프가 쓰던
별장에 가봤던 경험을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 별장안에 들어서자 맨먼저 난로가 붙은 사방 50m의 홀이 나타났다.
대리석 벽과 나무쪽을 짜맞춰 만든 바닥, 바닥에 깔린 융단, 눈부신
샹들리에, 호화스런 가구 류들을 뒤로하며 앞으로 나갔다.
방이 하나, 둘, 셋, 넷,... 방마다 컬러TV가 놓여 있다.
같은 1층에 유리가 달린 거래한 베란다가 있고 당구대가 놓여있고 영사실도
있다.
화장실과 욕실의 수는 금방은 외우기도 어려울만큼 많다.
식당에는 길이 10m나 되는 식탁이 놓여있고 식당 저편에는 지하냉장 시설을
갖춘 "식품단지"라고나 해야할 주방이 있다.
한바퀴 둘러보고 나자 경비원이 "어떠냐"고 물었다.
나는 뜻모를 신음소리를 했고 가족들은 실컷 얻어맞기라도 한것처럼
망연자실해 있었다.
옐친은 고르바초프에 대해 "그는 자신의 연설에 스스로 취하는 사람이며
번드르르하게 떠벌리기를 좋아하고 또 잘 지껄이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그가
권력에 넋을 잃어 현실감각을 잃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토로이카가 정말로 심화, 발전돼 전국적
으로 확산되면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가고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가령 회의에서 누군가가 어떤 사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든지 하는 그런 일은 내기억으로는 단한차례도 없었다"
는 말로 고르바초프의 독선적인 자세를 비판했다.
옐친은 그러나 "고르바초프가 개혁정책을 표방한 것은 인류역사에 남을것"
이라고 평가하고 만일 그가 실각할 우려가 생긴다면 "나는 영원한 논적이며
뭐든 어정쩡하게 밖에는 할줄모르는 그를 위해 싸울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