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일본정치의 향방을 가름할 2.18 총선거를 앞두고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일본조야의 관심이 온통 표밭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관공서 일각과
언론계를 중심으로 "미-일관계 4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어 동구정세변화
등과 관련한 향후 미-일관계의 위상과 관련, 주목을 끌고 있다.
*** 무역불균형 심화로 누적된 불만 폭발 ***
"4월 위기설"은 미-일관계가 경제마찰을 둘러싸고 파고가 높아지기 시작,
이 문제가 정치문제로 발전하면서 4월에는 양국관계가 "위기적 상황"에
달한다는 시나리오로 워싱턴에서 먼저 제기돼 일본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위기설의 배경은 물론 그동안 누적돼온 양국의 무역불균형등 경제마찰에
기인하고 있지만 "4월"로 시기를 못박게 된 것은 3-4월에 양국 정부와 국민의
감정을 자극할 것으로 보이는 각종 "행사"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의 첫막은 이달 16일로 예정되고 있는 미국정부의 89년도 무역
통계발표에서 시작된다.
*** 미중간선거서 "일본 두들기기" 예상 ***
구체적 수치는 발표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통계는 대일무역적자가 축소
방향으로 가고 있기는 하되 적자규모는 여전히 500억달러 전후가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미국 국민들은 이 발표에서 통상대표부(USTR)와 상무부등 미국정부가 기회
있을때마다 외쳐온 대외무역적자 축소, 특히 대일무역불균형이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알고는 자국정부의 무능과 일본의 무성의에 화를 내게 된다.
이어 2월말에는 일본의 총선거때문에 연기됐던 미일구조협의 제3차 회의가
열려 중간보고서 작성준비에 들어가며 3월말에는 중간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미일구조협의는 지난해 6월 불공정거래 국가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 미국 포괄무역법 슈퍼301조에 따라 시작됐으나 3월말에 발표될
중간보고에서 미국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미통상대표부(USTR)는 3월말께 의회에 제출한 국가별 무역장벽에
대한 보고서에서 일본을 슈퍼301조 규정에 의한 "불공정무역국"으로 지목할
것이 틀림없다는 관측이 많다.
이렇게 되면 미국정부는 USTR의 보고서를 토대로 일본을 슈퍼 301조 적용
대상국으로 지정, 보복에 나설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미-일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지게 된다는게 시나리오의 줄거리이다.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행사는 이후에도 이어져 5월에는 일본의 건설시장
개방을 목표로 2년전에 마련된 건설시장 개방에 관한 미-일합의의 재검토가
이뤄지게 되며 6월에는 슈퍼 301조에 의해 일본의 시장개방 대상품목으로
지정된 슈퍼컴퓨터, 인공위성, 목재등 3개품목에 대해 개선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평가, 제재조치를 발동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결정이 내려지게 된다.
미-일관계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늑대와 소년의 이야기에 자주 비유된다.
무역통계가 발표되거나 일본기업이 미국 유수의 기업을 매수, 화제가
될때마다 위기설이 제기되면서도 그럭저럭 파국은 피해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일관계가 올해야 말로 정치문제로 발전, 위기상황으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가 미국의
중간선거의 해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임기 2년의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임기 6년의 상원의원 3분의
1(33명)을 비롯 전국 50개주 지사의 4분의3을 재선한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전국규모로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와는 달리 선거구
주민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자잘한 내정문제들이 쟁점으로 등장하는 경향이
있으며 과거의 관례에 비추어 올해도 교육, 복지, 주택개발문제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서가 미-일관계 위기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유는 실제 선거는
11월에 실시되지만 일련의 미-일경제교섭이 매스컴에 집중적으로 등장하게
되는 3-4월에 정치인들이 본격 선거운동에 앞선 예비운동격으로 일본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