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중독은 자연스런 현상인가.
남미 콜롬비아가 국내 마약조직과의 정면대결로 내란상태에 휘말려 있고
세계 제일의 강국 미국이 마약문제로 휘청거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마약
확산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미UCLA(캘리포니아)대 정신신경약물학자
로날드 시겔교수의 "흥분과 중독-인위/조작된 파라다이스를 좇는 생활"이라
는 책을 소개했다.
시겔교수는 여기서 도취하고 흥분하기를 원하는 것은 모든 동물들의 본능
인 식욕과 성욕같은 것이라고 주장, 자연계에 널려 있는 천연약물성분에
중독된 야생동물과 곤충들의 실례를 들었다.
*** 코카나무등 잎사귀 먹고 환각상태 빠져 ***
이들중 대부분의 경우는 자연환경적인 조건과 제약등으로 중독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기도 하지만 또 적지않은 경우는 중독으로 인해 동물들의 생존
체계와 구조가 무너져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그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미국 텍사스사막의 동물들은 이 지역에 자생하는 선인장의 일종인 용설란
열매를 먹고 환각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겔씨는 염소들을 이 용설란 자생지에 몰아넣어 관찰한 결과 이들중
여러마리들이 이 열매를 먹고 하루종일 환각에 빠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마다 2월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찾는 철새 개똥지빠귀떼는 수주일
머무르는 동안 이곳의 참가시나무에 달린 열매를 먹고 광란에 빠진다.
그중 적지않은 수는 도취한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날다가 저희들끼리
부딛쳐 죽기도 한다.
안데스산맥에 사는 라마 새 뱀 벌레와 사람들은 코카나무 잎사귀나 씨를
먹으며 코카인을 섭취한다.
그러나 코카인의 자연적인 함량이 건강에 위험한 정도를 넘지 않게 조정해
준다.
*** 중독되면 동족끼리 싸움벌여 자멸 초래 ***
19세기부터 목동과 농장경영자들 사애에서 그 해독이 알려져온 서남아메
리카 원산인 꽃피는 식물 로코위드는 가축과 말을 미치게 하고 못쓰게 만드
는데 악명을 날리고 있다.
일단 가축과 말이 중독되면 이 로코위드만 찾고 다른 음식과 물은 먹지
않아 결국 굶어죽게 된다.
노란개미의 일종인 리시우스 플라부스는 로메추사 딱정벌레의 단물을 빨아
먹고 역시 중독되기도 한다.
심하게 중독된 일개미들은 그들이 보호중인 애벌레를 해치기도 하고 자신들
의 동족애벌레 대신 딱정벌레의 애벌레를 보호하는등 이적행동을 벌여 그들
나름의 생존질서와 구조를 파괴시키기도 한다.
시겔교수는 현재 미국에서 논란이 일고있는 현존 마약성분에 대한 규제완화
와 허가등은 약물의 해독성을 고려할때 결국 재앙을 불러 올 것이라고 지적
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가장 확실한 처방은 적정한 자극과 쾌락을 주면서도
최소한도의 중독성을 지닌 신약성분들을 만들수 있는 "새로운 약물환경"을
조성하는 일일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