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철권통치를 휘둘러온 니콜라이 차우셰스쿠 부부가 군사재판으로
처형된 가운데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친구이며
차우셰스쿠에 의해 당간부직에서 축출된 이온 일레에스쿠 (59)가 임시
정부격인 구국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국위원회는 25일
루마니아의 정치적 장래를 논의하기 위한 첫 회의를 개최했다.
*** 축출된 당간부...고르바초프 친구 ***
구국위원회는 이날 필사적인 항전을 계속하고 있는 친차우셰스쿠 보안대에
대해 휴전을 호소하고 민간인들에게는 이날 하오 5시 (한국시간 26일 자정)
까지 정부군에게 전투를 맡기고 무기를 반환할 것을 호소했다.
일리에스쿠는 이날 프랑스 르 몽드지와의 회견에서 차우셰스쿠 정권 하의
당정치국원 전원이 체포했다고 밝히고 이들은 적절한 상황이 되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안군, 최후통첩 무시 결사저항 ***
그는 구국위원회의 우선과제는 친차우셰스쿠 보안군의 저항을 일소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로서는 새정부를 구성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차우셰스쿠 부부의 체포사실과 구국위원회 결성사실을 발표하는
등 구국위원회 대변인 역할를 맡고 있는 일리에스쿠는 39명으로 구성된
구국위원회를 실절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는 지난
71년 차우셰스쿠와의 심각한 이견으로 당 중앙위 위원직에서 축출된 후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에디투라 테니카 출판사 대표직을 맡아 왔으며 한때 당
이념담당자로서 차우셰스쿠의 후계자로 지목되기 까지 했다.
*** 소련 외무부와 접촉 유지 확인 ***
그는 이날 회견에서 현재 상황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하고 저항
세력을 소탕한뒤 정부는 경제 재건을 우선과제로 삼을 것이라고말하고
구국위원회는 소련의 군사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소련 외무부와
"지속적인 접촉"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바딤 페르릴리에프 소련 외무부 대변인도 루마니아 새 지도부가 군사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확인하면서 "현재문제는 인도적인 것 외에
의약품과 식량 지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루마니아의 현사태는 "수도의 정상화 조짐이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긴장된 "것이라고 말하고 이번 사태로 인한 소련인 사망자는 없으나
소련은 약 280명의 루마니아 거주 소련인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국영방송 42년만에 캐롤 방송 ***
한편 친차우셰스쿠 보안군은 25일 정부군의 최후통첩을 무시한채 수도
부크레슈티와 서부 티미쇼아라, 아라드 및 시비아시 등지에서 필사적인
항전을 계속, 부쿠레슈티 부근에서도 간헐적인 총성이 들리고 있다.
부쿠레슈티에서는 성탄절을 맞아 양측간 교전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중 교통수던이 운행되고 있으며 국영 방송은 42년만에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캐롤을 방송, 구국전선이 사태수습에 확신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부쿠레슈티 국제공항은 25일 정오 정상적인 조업을 개시, 의약품과
식량을 실은 외국 화물기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승객들도 팔을 들어
올린채 입국장 통과가 허용되고있다.
*** 구호품 실은 외국화물기 속속 도착 ***
유고의 탄유그 통신은 서부 티미쇼이라시에서 25일 경찰 본부를 차지한
보안군이 바리케이드를 둘러친채 정부군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시내의 한 빵집 앞에서는 잔류 비밀 경찰이 줄서 있던 손님들에게
총격을 가하는가 하면 이도시의 2개 공동묘지에 포진한 보안군이 정부군과
행인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있으나 시내 다른 지역의 생활은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헝가리 라디오 방송은 "부쿠레슈티의 권위있는 소식통"을 인용,
지난 8일 간의 민중 봉기에서 8만명의 사망자와 30만명의 부상자가 발생
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번 사태중 전향한 빅토르 치오바누 보건장관은 이같은
사망자 보도가 "지나치게 과정된"것이라면서 시가전 사망자수는 약 500명
이고 2,5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