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 경찰의 수배를 받아온 전대협의장 임종석군(23.한양대 무기재료4)
이 18일 상오 8시10분께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구내에서 붙잡혔다.
임군은 이날 상오 8시로 예정된 KBS와의 기자회견을 위해 상오 7시30분께
경희대 정문을 통해 회견장소인 이 학교 학생회관(크라운관) 3층에 있는
총학생회장실로 갔다가 약속시간이 돼도 인터뷰상대가 나타나지 않아 호위
학생 3명과 함께 2층 계단을 내려오다 정보를 사전에 입수, 대기중이던 서울
청량리경찰서 대공과 김승호경위등 사복경찰관 20여명에게 검거됐다.
임군은 잠복중이던 경찰이 덮치자 몸을 비틀며 반항을 했고 호위학생 5명
은 경찰의 완력에 밀려 이를 저지하지 못했으며 총학생회장실에 있다 이를
알고 뒤쫓아 내려온 다른 학생들도 임군이 경찰차로 떠난 뒤여서 손을 쓰지
못했다.
임군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임수경양의 방북성과와 앞으로의 조국통일
운동 방향에 대해 전대협측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임군은 짙은 회색의 체크무늬 바지에 흰 와이셔츠, 쥐색 오리털 파커를
입고 있었으며 주민등록증과 현금 8만200원, 민중대회 경과보고내용이 적힌
수첩, "계승과 혁신사업을 다그치기 위한 제안서" 유인물 복사본 3매등을
갖고 있었다.
임군은 경찰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기서 만나게 돼 반갑지 않다고 서두를
꺼낸뒤 "내가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데 부주의로 경찰에
붙잡혀 백만 청년학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군은 이어 대학이 올바르게 크고 차기 전대협에게 책임있는 이월을 못해
현전대협의장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면서 "그러나 백만학도들은 힘찬 투쟁의
각오를 해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임군은 또 5공청산문제에 관한 청와대 영수회담 합의는 국민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것으로 5공청산은 현정권의 퇴진 없이 불가능해졌음이 명백해
졌다고 주장했다.
임군은 5공핵심인물이 첫째가 전두환씨이고 두번째가 노태우씨로서 부정
부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군은 그동안 도피생활을 해오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으나
부모님과 친구등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던게 가장 괴로웠다고
말하고 형식적인 검문은 받은 적은 있으나 큰 검문은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임군은 또 도피를 위해 여장을 한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여장을
한 일은 없고 안경을 쓰고 변장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임군은 이날 검거와 관련, 어떻게 정보가 새나갔는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해야할 일을 해왔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술회했다.
임군은 90년도 4차 전대협에 들어가는 청년 학도들이 운동의 대중화에
힘써 줄 것과 전체운동을 위해 단결해 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