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다.
각계의 관심은 새해경제로 쏠리고 있다.
목표와 예측이 번번이 빚나갔고 그래서 명보다는 암이 많았다고 평가해야할
89년을 뒤로하고 곧 맞게될 90년의 한국경제는 과연 어떤 모습이될지 모두
궁금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새해 사업계획과 경영전략을 서둘러 짜야할 대소기업들의
궁금증은 특히 더할 것이다.
경제예측이란 본래 어려운 작업이지만 새해의 그것은 더욱 그렇다.
워낙 많은 변수가 안팎에 도사리고 있는 한편으로 그것들이 한결같이 극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국내적으로는 노사분규의 양태과 그 결과 파생될 임금상승폭 환율
과 물가동향에다가 정치와 사회의 요인으로 선진국들의 경기동향과 우리에게
가해질 통상압력의 정도, 국제통화가치와 원자재 가격동향, 동구의 개방과
제3세계 외채문제등이 심히 불확실한 변수로 지적될수 있다.
이런 많은 내외 변수의 전개방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새해 경제전망은
얼마든지 달라지게 되는데 최근 공개된 몇몇 연구기관들의 예측 또한 낙관과
비관으로 첨예하게 엇갈려 주목된다.
물론 그 낙관과 비관은 어디까지나 상대적 개념이다.
즉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내년에 우리경제는 민간
소비, 즉 내수가 약간 주춤해지는 대신 수출이 점차 회복되어 실질경제성장률
이 올해의 6.8%보다 다소 높은 7.4%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발표된 삼풍 럭키금성등 민간연구소와 전경련의 예측은
훨씬 비관적이다.
이들이 보는 내년 GNP성장률은 6.0 내지 6.5%, 경상수지 흑자는 21억달러
내지 43억달러에 불과하며 물가는 최대 6.8%까지 오를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경상수지가 최악의 경우 13억달러의 적자로 반전될 위험마저
있다고 경고한바 있다.
.......... 중 략 ..........
민간과 공동연구기관의 새해 경제전망이 어째서 이렇게 현저하게 엇갈릴까.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역시 여러가지 변수를 보는 시각차에
연유한다고 보겠다.
각기 다른 분석내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각의 옳고 그름을 규명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보다 정확한 경제전망을 할수 있을때 비로소 그에 대응할 효과적인 운용
계획과 각종의 정책수단이 강구될 수 있으며 경제계는 또 그들 나름의 전략
을 마련할수 있게 된다.
솔직히 말해서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훨씬 어려울 전망이며 그런 점에서
KDI의 예측은 다소 낙관에 치우친다는 느낌이 든다.
정부는 KDI의 경제전망이 금년에 얼마나 빈번하게 수정되어 왔는지 주목
할 필요가 있다.
8.5%에 이르렀던 GNP성장률은 6.8%로, 경상수지흑자는 110억달러가 60억
달러까지 하향조정되었다.
그걸 믿었던 정부는 뒤늦게야 오차를 깨닫고 얼마전 경기부양대책을 제시
하는 곡절을 낳았다.
정부의 경제전망은 대개 실제보다 희망적인 경향이 있다.
가급적 국민에게 기대를 갖게할 정치적 필요가 있고 또 한편 경제운용상
실현해보려는 목표로서의 성격도 크다.
일반적으로 볼때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노사분규와 임금이 될것이다.
경제기획원은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향후의 한국
경제전망과 관련한 2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한바 있는데 내년에도 만약 임금
이 계속해서 20%가량 오르게 된다면 성장률이 5%로 급강하하고 물가는 10%
까지 뛸 것으로 예측했었다.
최근의 노사관계동향은 벌써부터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로 태어날 전노협과 전경협간의 격돌이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새해경제는 무엇보다 산업평화의 실현여하에 그 풍향이 좌우될
전망이다.
정부는 노사문제의 심각성과 우리경제의 위기상황을 필요이상 강조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