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수사전담반 구성 사건 조속 마무리 ***
동양공전 설인종군 상해치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사건발생 4일째
인 18일 관심이 모아졌던 설군의 학원 프락치여부와 관련, 설군이 친구
박재신군 (20. 잠실골프장캐디. 서울 성동구 금호동 3가 1661의 9)으로부터
심현순이라는 여인을 소개 받아 학원 공작요구를 받은 것으로 진술했다는
연대생들의 주장에 따라 박군을 불러 이 부분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박군은 이날 자신의 관련사실을 철저히 부인하는 데다 양영준군등
가해학생들의 진술 내용등으로 봐 설군의 학원 프락치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 경찰수사
경찰은 이날 상오 7시께 설군이 숨지기 전 안기부요원 심현순여인을
소개시켜주었다고 진술했다는 설군의 친구 박재신군을 연행, 사실여부를
수사했으나 박군은 이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박군은 "자신이 설군과 고교동창으로 친한 것은 사실이나
지난 4월 이후 설군을 만난 적이없으며 심현순이라는 여인은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인종이가 그런 말을 진짜 했다면 왜그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고 말했다는 것.
경찰은 또 상해치사혐의로 구속된 양영준군 (20. 법학과 3) 등 연대생들도
18일 상오에 있었던 3차 진술에서 "우리가 사고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설군이 프락치가 아니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고 밝힘으로써 설군의 타살은 연대생들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해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4일의 사고현장에 구속된 6명의 연대생외에도 4-5명의
타교대학생이 더 있었다는 가해 학생들의 진술에 대해 이는 학생들이 자신들
의 책임을 분산시키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서울지검 서부지청 주형구형사
2부장지휘아래 검사 6명으로 수사전담반을 편성, 범행동기, 범행방법, 사망
시간등에대한 정밀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 사건의 수사가 끝날때까지 서대문경찰서에 6명의 검사를 상주
시켜 빠른 시일내에 수사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 연세대
연세대는 대학내에서의 살인이라는 엄청난 사건에 당혹과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찬국부총장등은 이날 상오 동양공전을 방문 심지업학장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하오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교수 학생 공동대책회의를 열어
설군에 대한 보상, 장례문제등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총학생회측도 김도균부회장등이이날 하오 동양공전을 찾아 사과의 말을
전하고 하오 6시에는 무악극장에서 비상확대운영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는등 사태수습에 진력하고 있다.
일반학생들은 도서관 앞 게시판에 게재된 사태경위등을 알리는 대자보
를 읽으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이번 사건으로 공안당국의 입지가
강화되고 학생운동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 보기도 했다.
한편 지난 9일 이후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가 17일 연대 총학생회로
전화를 걸어와 "잘있다. 18일 상오에 돌아가겠다"고 말했던 전총학생회
홍보부장 고진숙양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동양공업전문대
동양공전 교직원 80여명은 18일 교내 회의실에서 "전체 교직원회의"를
열고 설군 상해치사 사건에 대한 대책등을 논의했다.
교직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한 생명을 폭력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비도덕적 행위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그러나 이
사건이 어떤 정치적 목적에 이용돼서도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공전 총학생회 (회장 김훈 기계과 1) 도 이날 모임을 갖고 이 사건으로
실추된 학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조사반을 구성, 사건의 진상을 규명
하는데 주력할 것을 결의하고 연세대측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설군이 학원프락치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보도에 접한 일부
학생들은 이날 상오 교내에서 "연대규탄대회"를 열고 "비도덕적 폭행치사
동양인은 분노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친후 학교당국이 지금까지 취해왔던
미온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 유가족
설군의 유해가 안치된 서대문구 무악동 세란병원 영안실에는 설군의
유가족과 친지등이 계속 빈소를 지키며 고인의 죽음을 애통해 했다.
이날 영안실입구에는 연세대학교측과 총학생회측이 보낸 대형조화가
놓여 있었으나 유가족들은 연세대측이 보낸 음료수와 커피등을 되돌려
보냈다.
설군의맏형 우종씨는 설군이 학원프락치일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더욱 큰 슬픔과 분노를 표시하면서 설군의 장례절차나
보상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