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4당 정책위의장들은 11일 낮 시내 플라자호텔에서 방한중인 칼라
힐스 미무역대표를 만나 쇠고기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한국시장개방등을
둘러싼 한미 양국간의 통상마찰해소문제를 논의했으나 양국의 기존입장만을
확인한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 4당 정책의장 점진적인 개방 불가피 설명 ***
오찬을 겸해 이루어진 이날 회동에서 4당 정책위의장들은 "기본적으로
자유무역원칙에는 찬성하지만 우리 농촌의 특수성과 영세성등에 비추어
사전준비없이 외국산 농산물의 수입을 무조건 확대개방할 수 없으며 정치/
사회적으로 미치는 충격이 크다"는 점을 상기시키로 "따라서 우리 농업이
구조조정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성장할때 까지는 점진적이고도
단계적인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우리측의 입장을 설명했다.
4당의장들은 특히 미국산 쇠고기수입문제와 관련, 지난해 미국측이
대한쇠고기 수입개방을 요구할 당시 1만4,000톤에 불과했던 수입쇠고기의
양이 현재는 5만톤으로 급증, 쇠고기자급도가 작년의 93%에서 65%로 크게
줄어들어 더이상 수입을 감내할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면서 미국측의
개방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 우리나라 농가 영세농 현실 설명 ***
또 농산물수입과 관련, 4당의장들은 경작면적을 기준해 볼때 우리농가의
경우, 호당 0.5ha 미만의 경지를 소유한 농가수가 전체 농가의 35%, 1ha
미만이 63%에 이르는 정도로 영세농이라는 농촌의 현실을 설명하고 따라서
산업구조적으로 가장 취약한 농업부문에 대해 미국측이 수입개방압력을
가중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 미, 구체일정 요구하며 보복시사 ***
이에대해 힐스대표는 "어느 나라든지 미국시장의 개방만을 요구하면서
자국시장의 개방은 거부하고 있다"고 전제, "미국으로서도 한국측의 요구를
언제까지나 들어줄 수 없다"면서 "한국측이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시장개방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한국산공산품에 대해 미국시장을 닫을수 밖에 없다"는
강경입장을 밝혔다고 4당의장들이 전했다.
힐스대표는 우리측의 점진적 시장개방입장에 대해 "미국도 한국에 대해
즉각 농산물시장을 전면 개방하라는 것은 아니며 개방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제시를 원하고 있다"고 신축성을 보이면서도 한국전체수출물량의 3분의
1이 미국쪽에 집중돼 있는 점을 지적, "한국이 계속 시장개방을 하지 않을
경우 미의회가 한국의 대미수출을 차단하게 될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들은 또 지적소유권문제에 대해서는 보호조치가 현재보다 더욱
강화되도록 정부측에 촉구할 것임을 힐스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 한국의 통신서비스시장 개방문제는 현재 양국간에 이
문제에 관한 협상이 진행중인 점을 감안,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