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예금증가세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 반해 신탁부문의 수탁고는
계속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고객들로서는 예금보다 수익성이 높고, 은행측으로서는 예금
과는 달리 지급준비금 적립부담이 없다는 이유로 각각 신탁상품을 더 선호
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8월말 현재 예/신탁금 76조8,000만원...22.0% 증가 ****
11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예금과 신탁을 모두 합한
총수신고는 76조8,283억원으로 작년 8월말의 62조8,484억원에 비해 22.2%
증가했다.
이중 은행계정의 예금고는 51조3,214억원에서 56조9,405억원으로 10.9%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신탁계정의 수탁고는 11조5,270억원에서 19조8,878억원
으로 무려 72.5% 급증, 총수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불과 1년 사이에 18.3%
에서 25.9%로 7.6%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올들어 예금은 오히려 5,440억원 감소한 반면 신탁은 6조1,807억원
증가하는등 예금과 신탁부문간의 격차가 매우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 은행들 외형 부풀리기 위해 신탁유치에 치중 ****
이처럼 예금보다는 신탁이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같은 은행에 돈을
맡겨도 신탁부문의 수익률이 연 10%인 정기예금보다는 2-3%포인트 높아
고객들이 신탁상품을 선호하고 있는데다 은행들도 한계지급준비금제도의
적용을 피해 외형을 부풀리기 위한 허수예금을 줄이는등 예금증가를 기피하고
고객들을 신탁부문으로 유치하고 있는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화팽창을 막기위해 지난 5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한계지준제는 은행들로
하여금 예금증가액의 30%를 한은의 지준계정에 예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은행들은 이자수입이 전혀 없는 지준금을 종전의 10%에 비해 3배로 높여
적립할 경우, 도저히 수지를 맞출수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예금증가를 억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은행의 신탁계정은 제2금융권과 함께 지준율조절에 의한 규제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통화관리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어 당국의 긴축조치를
무색케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