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받고 더 놀면서 성장력 회복은 불가능 ****
이 수삼년 사이에 정부는 법정 공휴일수를 부쩍 늘려 놓았다.
전에는 한해에 공휴일이 14일이었는데 올해부터는 19일이나 된다.
노는 날이 많아지는 것을 두고 한점 거리낌 없이 좋아만 하는 사람들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 사이에는 걱정어린 눈으로 이 휴일증가 신드롬을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
더 받고 더 놀면서 경제가 더 성장하는 수는 없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은
휴일의 증가가 게으름의 증가로 그대로 이어질까봐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휴일증가와 결부되어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정부의 인기전술이다.
경제는 합리성에 바탕을 두어야지 인기에 영합하는 것에 바탕을 두어서는
안된다.
정부가 기업에 감놓아라 배놓아라 식으로 다잡기나 일삼는 것을 물론 옳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달콤한 말로 경제의 실상을 흐리거나 한술 더 떠서 재정 정책을
인기영합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은 더욱 옳지 않다.
인기전술이란 분수에 넘는 선심을 말한다.
복지정책을 분수에 맞는한 최대한도로 베푸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분수를 넘는 것은 인기전술이다.
내년 예산을 10%나 확대한다는 것은 대표적인 인기전술이다.
그것은 물가안정과 능률을 희생할 염려를 고스란히 안고서 감행하는 인기
전술이다.
더 주고 더 놀리면서 성장과 안정을 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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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노임은 대체로 60% 올랐다.
이 60%가 물가에 미치는 압력을 같은기간동안 원화가치가 37%쯤 올라갈수
있어서 그만큼 상쇄하여 주었다.
그래서 같은기간동안 소비자 물가는 18%쯤만 올랐다.
그리고 올해들어서 경제성장률이 작년의 12%수준에서 7%수준으로 떠어지게
되었다.
원화가치가 인상되어도 괜찮을만한 여유가 없었더라면 그간의 노임 60%
상승은 엄청난 인플레와 엄청난 성장률 감속을 불가피하게 초래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원화절상 여유는 없어졌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둘째로 우리는 기업가에게 책임을 물어야겠다.
누가 뭐라고하더라도 기업가는 우리경제의 지도자이다.
기업활동을 보상해주는 것은 물론 기업활동에서 오는 이익이다.
그러나 이 이익은 끈질긴 노력에서 온 것이라는 명예가 따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우리는 근로자에게 한마디 아니할
수 없다.
국민 대중을 이루고 있는 가장 큰 세력은 정부관료도 기업가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근로인들이다.
우리민족은 옛부터 평화를 존중하며 마음의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노는 것을 귀히 여긴다.
특히 가을에는 민족의 휴일들이 많다.
그러나 노는 것은 생산활동의 결과요 생산활동의 준비이다.
생산활동을 무시하고 노는것 자체가 중시된 적은 역사에 없다.
요즘들어 서양의 잘사는 나라의 풍조가 들어와 노는 것이 무슨 지선인양
떠받들어진다.
그러면서도 잘 살아야겠다는 욕망은 조금도 늦추지 않는다.
오히려 노는데 드는 돈을 더 달라는 아우성만 높아가고 있다.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선진국 사람이 노는 것은 그들의 생활수준이 그만하면 별로 더 나아질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당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예를들면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의 5분의1에 불과하다.
공휴일이 늘어났다고 곧 그것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세계에서 한때 가장 부지런하던 한국인이 분수에 맞지 않게 게을러지고
있는 것일까봐 걱정하는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