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트로이카체제의 일각을 구축하면서 투자자들의 갈채를 한몸에
받았던 건설주들이 최근엔 지지부진한 양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건설업종은 금융 무역주와 더불어 연초보다 주가가 하락해 있는 업종의
하나이며 요즘엔 거래량도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건설주의 부진은 주도주가 전기기계등 제조업주식쪽으로 옮겨 가려는
최근의 움직임외에 영업실적이 부진한데도 상당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설업종의 저조한 경영상태는 얼마전 발표된 12월결산법인들의 상반기
영업실적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 당기순이익 적자로 바꿔 ***
12월결산 33개사중 고려개발을 제외한 32개 업체의 상반기총매출액은
3조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3조1,320억원보다 1.7%가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93억원의 흑자에서 올상반기엔 209억원이 적자로
바뀌었다.
국내외건설경기의 호전기대에도 불구, 상반기중엔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못했음을 나타내 준다.
업체별로도 실적이 호전된 업체보다는 악화된 업체가 많다.
매출액부문의 경우 태평양건설이 전년동기대비 70%이상 감소한 것을 비롯,
극동건설 라이프주택 진흥기업등 4개업체는 매출액규모가 지난해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
또 지난해 같은기간대비 80%이상 매출규모가 감소한 업체도 경남기업
공영토건 범양건영 삼환기업등 4개사에 달한다.
전체적으로도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는 19개사에 이르는 반면 늘어난
업체는 13개사에 그쳤다.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기간대비 30%이상 증가한 업체는 신화건설 삼성종건
풍림산업 동산토건 한국건업 동부건설 남광토건등 7개사였다.
당기순이익부문에서도 경남기업 라이프주택 삼익건설 삼환기업등 4개사가
적자로 전환되는등 실적부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우량건설업체로 손꼽히는 삼환기업이 큰폭의 매출감소와 함께 적자로
반전된 점은 눈에 띄는 현상이다.
반면 극동건설 동산토건 동양고속 삼부토건 삼성종건 삼호 풍림산업등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배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 각종 기술적 지표 불안신호 많아 ***
재무구조측면에서도 다소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유보율은 낮고 부채비율은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점을 반영하듯 건설주들은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할뿐 아니라
각종기술적 지표들도 별로 좋지 못한 상태다.
건설업종의 장단기주가이동평균선은 모두가 일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25일선은 6일선을, 75일선은 25일선을 150일선은 75일선을 각각
웃돌아 주가가 침체기에 있음을 표시하는 전형적인 역배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이달들어 25일선은 75일선을 상향돌파할 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75일선에 부딪치자마자 다시 기세가 꺾이고 있다.
이에따라 25일및 75일 이격률도 96~97%에 그치고 있으며 투자심리선도
25%안팎을 오르내리는 수준이다.
장단기이동평균 거래량도 바닥권에서 제자리걸음이고 볼륨레이쇼는 21일
현재 60%대에 머물고 있다.
주가상승을 위한 에너지가 그만큼 부족함을 나타내 준다.
이처럼 건설부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부증권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건설주시대는 이미 물건너 갔다"는 견해도 심심치 않게 대두되고 있다.
*** 신도시/해외건설경기는 큰 호재 ***
그러나 최근 건설주의 부진은 주가가 단기바닥권에 머물러 있는데
연유한 것이지 결코 상승기조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제시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분당/일산의 신도시건설과 해외건설경기 회복전망등을 들어
건설주는 다시 주도주의 위치를 되찾게될 것이란 견해를 제시한다.
분당및 일산신도시건설과 관련된 공사발주규모는 주택건설비 5조2,000억원,
도시기반설비 1조2,586억원, 개발비 9,280억원등 총 7조3,86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건설업체들의 수지가 대폭 개설될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해외부문의 경우도 리비아 2차대수로공사를 비롯, 이란 이라크의
전후복구사업, 일본등지의 신시장 개척등으로 사업전망이 매우 밝다는
주장이다.
이외 북방정책에 따른 대공산권진출 가능성도 건설주에는 큰 호재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건설주들은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큰폭의 견해차가 나타나고
있다.
건설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열악할뿐 아니라 시장분위기가 제조업주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고 향후의 사업전망을 기초로 한 낙관론도
나름대로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조업주의 위세에 눌려 있는 건설주들이 대형호재가 가시화되면서
분위기를 일신, 낙관론자들의 주장처럼 옛 영화를 재현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