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주도의 해외공단 조성 ***
최근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지난 3년간 국제수지흑자기조를 지속해온 한국경제가 다양한 형태의
해외자산운용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발전단계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작년이래로 국내의 수출기업들이 원화절상과 임금인상등으로
국제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해외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은 몇가지
관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선 종래 대기업 위주였던 해외투자가 중소기업분야로 확산되면서
투자대상지역은 선진국보다 개발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분기중 해외투자 허가실적 70건에 투자금액은 1억 2,700만달러에
이르고 있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허가건수로 59.1%, 투자금액은
64.9% 증가했다.
이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한 허가건수는 전체의 57.1%인 42건에
해당되며 동남아및 중남미등 개발국으로 진출한 경우가 각각 전체의 47.1%
와 15.0%로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의 선진국진출은 첨단산업분야이거나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한
현지투자의 성격을 지니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능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개발국진출의 경우는 대부분이 비교열위 산업으로서 현지의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을 이용하여 경쟁력있는 제품을 생산할수 있다는 실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의 땅값이 크게 올랐고 원화가치와 임금이 지속적으로 상승
하는 경제여건하에서 노동집약적 비교열위산업의 해외진출은 불가피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국은 투자환경이 상대적으로 미흡한데다 나라마다
사정이 천차만별이므로 입지의 선정과 진출방법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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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가 한국기업이 전용할수 있는 해외공단조성계획을 검토하고
있는것과 때를 같이하여 태국서 기반을 잡은 교포실업인이 민간자본에
의한 한국공단의 조성에 착수했다는 보도는 국내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이르키고 있다.
이 사업은 최초로 한국공단이 해외에 조성된다는 의미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해외공단의 조성을 위한 민간과 정부의 협력방안을 모색할수
있는 본보기가 되리라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해외공단의 타당성을 정책적으로 검토하고 대상국가와의 외교교섭
을 추진하며 지원방안을 수립하여 공단의 조성및 기업의 입주를 유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과거 국내에서 공단을 조성하던 관주도의 공공개발및 운용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자칫 관료주의적 경직성으로 인해 현지의 특수한 사정에
효율적으로 적응하지 못하는 결과를 자초할 우려가 없지 않은 것이다.
다음으로는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급속히 증가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에
못지않게 미리부터 대비해야할 새로운 문제점들은 어떤것이 있는가의
관점이다.
우선 노동집약적인 중소기업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 나가는 경우 이분야의
산업공동화로 인한 구조조정의 문제와 부업의 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국내기업들은 노사분규등이 격화되면서 그간 미루어
오던 자동화투자를 서두르고 있어 고용문제의 심각성이 증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자동화투자도 필요하고 해외에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하여 우형수출및 역수입의 기반을 조성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국제경쟁의 여력이 충분히 있는 기업들마저 당장의
노사분규와 사회적 불안등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도피적인 해외투자러시
로 치닫는 분위기는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