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의 수출산업인 전자공업의 성장을 이끌어 2000년대의 수출주도업종으
로 육성하려면 민관의 합일된 지원방안이 마련되고 국민적인 뒷받침이 이어
져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첨단기술산업, 수출선도산업등 지나치게 부풀린 전자공업에의 기대나 낙관
적인 시각은 지금이야말로 바로 잡혀지고 또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자업계는 나라안팎의 기업경영환경이 요즘 아주 나빠져 전자공업이 이젠
오히려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원화절상, 임금인상, 각국의 잇단 수입규제조치, 수입자유화, 대일수입가
격의 앙등, 핵심기술도입의 어려움, 높은 금리 수출지원제도의 후퇴 등 나쁜
요인들이 한꺼번에 겹쳐있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같은 상황이 일본 전자업체조차 일찌기 경험해보지 못한 대내외
기업경영환경의 변화하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자업계는 이중 원화절상이 가장 뼈아픈 고통이라고 꼽고 있다.
이 산업의 특성상 대미수출비중이 크고 대일부품수입의존도는 더 커 "비싸게
사다 싸게 파는 경영전략"이 어쩔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달러당 700원선이 무너져 전체 전자업체의 절반가량이 적자경영에 빠져야
하고 또 대부분의 업체가 설비투자는 커녕 고용규모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지
적이다.
세트제품의 수출가격인상이라야 올들어 3-5%수준이고 보면 13%가까운 원화
절상, 더우기 "700원마지노선의 붕괴"가 견딜수 없다는 설명이다.
세트제품의 원가구성상 70-80%가 부품이어서 자금과 기술력이 뒤지는 중소
부품업체의 어려움은 세트메이커쪽보다 더 클수밖에 없다.
또 전자공업을 지탱해주는 상품개발력, 요소기술, 제조기술력등 3대요소중
우리가 일본, 미국보다 앞선것이 없다는 점도 업계성장을 가로막는 복병요인
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세트업체의 경우 일본전자업체 1인당 매출액의 30-50%수준을 간
신히 지키고 있다.
부품업체의 경우에는 사정이 더 딱해 일본의 2PPM(200만개중의 200개불량)
보다 무척 높은 불량률을 안고 있다.
전자업계는 이 공업이 지금까지 연평균 30-40%의 성장률을 지켜 전세계 평
균 생산증가율 5%를 크게 앞서온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유럽등 선진국의 경쟁력이 우리보다 낮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젠 경쟁력우위품목인 컬러TV, 전자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등 수
출주력의 가전제품들이 옛날같은 재미를 볼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선진국에선 이들 제품이 지금 성숙기나 쇠퇴기를 맞아 신규수요보다 대체
수요가 기대되고 있고 라이프사이클마저 더욱 짧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제품의 선진국보급율이 60-70%여서 각국의 수입규제조치가 꼬리를 잇
고 있으나 이들 제품을 대신할 수출유망상품을 별로 갖고 있지 않는 것도 업
계의 큰 고민으로 남아있다.
업계는 따라서 새 시장인 공산권진출확대, 해외진출, 새제품과 새기술개발,
민간차원의 통상외교강화, 경영합리화운동등 갖가지 노력도 결국 따지고보면
이같은 대내외 기업경영환경을 극복키 위한 자구책적인 성격이 더 짙다고 말
하고 있다.
또 상공부와 한국전자공업진흥회가 2000년대의 성장전략을 찾기위해 업계,
학계, 연구기관, 관련단체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공개토론회를 지난보름간
실시, 9개부문의 의견을 수렴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전자공업은 워낙 범위가 넓고 다국적화 되어가고 있어 모든 문제가
그처럼 쉽지 않으리란 것이 업계의 걱정이다.
특히 공산권진출, 해외투자, 통상외교등 굵직한 내용은 상대적인 문제여서
지나친 기대는 갖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지금의 전자경기가 아직은 호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호황무드에 안주하다 보면 결국 멀지않아 경쟁력을 잃어 섬유나 조선
업계같은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되리란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경기가 좋은 지금이야말로 2000년대를 겨냥한 장/단기성장전략을 마련하되
여기에는 뭔가 새롭고 알찬내용이 담겨야하며 이 과정에서 민관의 합일된 지
원방안과 국민적인 전자마인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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