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생활·공업용수 문제없어…주요댐 연말까지 한계 도달 안할 듯"
섬진강댐도 홍수기 이후인 '7월 중순 한계' 예상
1년 넘긴 남부지방 가뭄…"댐 바닥 물 활용 등 비상조처 마련"
전남권 가뭄이 지속되고는 있으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공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환경부가 29일 밝혔다.

전남을 중심으로 남부지방에 1년 넘게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현재 167개 시·군 가운데 45곳이 생활·공업용수 가뭄단계가 정상이 아니다.

가뭄단계는 정상부터 심각까지 5단계인데 심각인 시·군은 없고 심각 바로 아래 경계인 15곳은 모두 호남이다.

지난달 영산·섬진강 유역 강수량은 19㎜, 이달은 27일까지 41㎜로 평년 강수량의 52%와 69%에 그쳤다.

이달 22~26일 영산·섬진강 유역에 30㎜ 정도 비가 왔으나 해갈에 이르지는 못했다.

최근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완도군과 진도군 섬 지역을 중심으로 아직 '6일 단수, 2일 급수'와 같은 제한급수가 이뤄지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은 물 절약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환경부는 전남권 주요 5개 댐 중 주암·수어·평림·동복댐은 연말까지 수위가 저수위에 도달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저수위는 댐에서 정상적으로 물 공급이 가능한 수위 하한선이다.

섬진강댐은 6월 초 저수위 도달이 예상되나 내달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 대체공급 방안이 시행되면 저수위 도달 시점이 홍수기 시작 이후인 7월 중순으로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부 예상은 앞으로 '200년 만에 한 번 발생할 가뭄'이 이어질 경우를 가정해 산출한 것으로 "매우 보수적인 예상"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올 여름까지 극단적인 강수량 감소가 지속하면 댐 저수위 도달 시점이 예상보다 당겨질 수 있으므로 저수위 아래 물까지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두겠다"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사실상 댐 바닥의 물로 오염이 심해 '죽은 물'로 불리는 사수(死水)를 취수하는 방안까지 마련해둘 방침이다.

1년 넘긴 남부지방 가뭄…"댐 바닥 물 활용 등 비상조처 마련"
이날 환경부는 작년 7월부터 하천유지·농업용수 공급량 선제 감축을 통한 물 비축 등 가뭄대책을 시행해 광주·전남 생활용수 124일치에 해당하는 1억1천900만t의 물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물 사용량을 줄이면 광역수도요금을 감면하는 '자율 절수 수요조정제'로 지난달 전남 12개 지자체에서 생활용수 사용량을 8.2% 줄였으며 여수·광양산업단지 입주기업 공정 정비시기를 상반기에 몰아 공업용수 사용량을 지난달까지 33만t 줄이고 6월까지 총 322만t 절감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완도군 보길도에는 지하수저류댐을 만들어 작년 12월 26일부터 조기 운영해 약 4만t의 물을 보길도와 노화도 유일 상수원인 보길저수지에 보충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해수담수화 선박으로는 완도군 소안도에 2천520t의 물을 공급했다.

1년 넘긴 남부지방 가뭄…"댐 바닥 물 활용 등 비상조처 마련"
전남권 가뭄이 이어지면서 영산강 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동복댐 물이 급감하면서 이달 2일부터 영산강 상류 하천수가 광주시 용연정수장에 하루 3만t씩 공급되고 있다.

5월부터는 공급량이 5만t으로 늘어난다.

5만t이면 광주시 생활용수 사용량(45만t)의 9분의 1이다.

전남권에서는 그간 섬진강에서만 생활용수를 끌어다 썼다.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는 상류 수위가 해발 6.0m와 1.5m를 유지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보 수문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지만 평소보다는 물이 더 저장하고 있다는 것이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농업용수가 더 필요해지는 4월부터 보를 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