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전 장관, 자필 메모 자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기증
6·29 선언이 나오기까지…긴박했던 순간 담은 민정수석의 메모
'6월 21일 경호실장에게 가서 협조 요청.…25일 각하께 3차 건의, 각하께서 결심. 노 대표 25일 저녁, 27일 결정.'
1987년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가 국민의 직선제 요구를 받아들여 발표한 6·29 민주화 선언이 나오기까지 상황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김용갑 전 총무처 장관이 1986∼1988년 민정수석 비서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6·29 선언과 관련한 내용을 기록한 자필 메모를 기증했다고 7일 밝혔다.

김 전 장관이 기증한 메모의 표지 제목은 '보고'와 '낙서'다.

보고는 1987년 6월 14일 당시 계엄령 선포 또는 군 투입을 검토한 상황에서부터 6월 25일 직선제 개헌 수용으로 정국 수습 방향을 선회하기까지의 상황이 담겨 있다.

청와대 내에서 벌어진 긴박한 움직임과 대응 과정을 시시각각 기록했다.

낙서는 1987년 6월 18일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독대해 건의할 내용을 미리 적어둔 메모다.

겉면에 낙서라 표기할 만큼 보안에 신경을 쓴 듯한 메모 앞부분에는 '6·18 보고 요약'이라 적혀 있다.

메모 내용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당시 정권 수뇌부에서 검토되던 올림픽 이후 직선제 국민투표나 13대 총선 결과에 따른 직선제·내각제 개헌 등으로는 민심을 수습할 수 없다고 봤다.

박물관 관계자는 "제5공화국 정권의 핵심 인사가 6·29선언이 나오기까지 일어난 일을 직접 작성한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학계와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학계 자문과 검토를 거쳐 자료를 공개할 계획이다.

기증식은 8일 오전 박물관 7층에서 열린다.

6·29 선언이 나오기까지…긴박했던 순간 담은 민정수석의 메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