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신간 '디컨슈머'
다수의 경제학자는 우리가 소비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가 줄어들면 심각한 경기침체와 불황이 찾아온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소비의 증가는 재앙에 가깝다.

유엔의 국제자원전문가위원회에 따르면 새 천 년이 시작될 무렵 소비는 인구수를 제치고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로 떠올랐다.

기후변화, 생물 종 멸종, 독성 오염 등 거의 모든 환경 문제의 중심에는 소비가 있었다.

이미 인간이 만든 물건들의 무게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나간다.

미국과 캐나다의 연간 쓰레기 생산량을 트럭에 실으면 지구 둘레 열두 바퀴를 돌 수 있다.

과거에는 개와 고양이가 남은 음식을 처리했지만, 이제 개와 고양이도 침대, 장난감, 의류 등 자기들만의 소비재가 있으며 제 몫의 쓰레기를 배출한다.

이대로 간다면 지구의 미래가 암울하지만, 그렇다고 소비를 끊을 수도 없다는 게 현대인의 딜레마다.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들…신간 '디컨슈머'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신문방송학과 부교수인 J.B 매키넌은 어느 날 소비의 25%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각종 연구와 문헌 인터뷰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책에 담았다.

저자는 신간 '디컨슈머'(문학동네)에서 현재의 소비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선 소비하지 않는 소비자, '디컨슈머'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소비문화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디컨슈머는 자신 또는 세상의 소비가 줄어들기를 적극적으로 바라는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로서 '사지 않을 자유 혹은 권리'를 정확히 인지하는 이들이다.

저자는 디컨슈머들이 소비 집착에서 벗어나 간소함을 추구하고 내재적 가치에 집중하는 삶의 방식으로 기존 소비문화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예측한다.

그리고 소비를 멈춘 세상은 정말로 더 차분한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간소한 삶이 자기 목소리를 더욱 명확하게 듣는 것이라면, 실제로 풍성한 고요함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
김하현 옮김. 40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