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기 영산강 변에 형성된 대규모 취락지 평가…'문화 교차지' 역할
마한 생활상 볼 수 있는 '담양 응용리와 태목리 유적' 사적 됐다
마한시대 대규모 취락(聚落·인간의 생활 근거지인 가옥의 집합체) 유적으로 추정되는 '담양 응용리와 태목리 유적'이 국가지정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전남 담양군의 '담양 응용리와 태목리 유적'을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유적은 한반도 중서부·서남부 지역의 토착 세력이었던 마한이 2∼5세기경 영산강 변에 조성한 대규모 취락지로 여겨진다.

마한은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 무렵까지 한강 유역과 충청도·전라도 일부를 점유한 세력으로, 당시 한반도 남쪽에 등장한 진한, 변한과 함께 삼한(三韓)을 이뤘다.

지난 2003년 고창과 담양 간 고속도로 건설 과정에서 처음 발견된 이 유적은 약 1천500여 기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가 나온 바 있다.

응용리와 태목리 유적에서는 당시 마을의 구조나 규모, 시기별 변화상 등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마을의 주거 구역으로 추정되는 곳에서는 거주지 흔적과 토기 가마, 공동 창고 등이 확인됐다.

마한 생활상 볼 수 있는 '담양 응용리와 태목리 유적' 사적 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좁은 공간에서 여러 거주지 유구가 서로 거듭해 겹쳐지거나 포개진 형태로 발견돼 마을이 형성된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운영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양 응용리와 태목리 유적'은 역사적·학술적 가치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유적은 영산강과 대전천 지류가 만나는 곳에 있어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상호작용하는 '문화 접변'의 중심지가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유적에서는 영산강 유역에서 볼 수 있는 네모반듯한 방형(方形)계 주거 형태와 섬진강 유역의 원형계 주거 형태가 함께 발견되기도 했다.

출토된 유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유적에서는 길쭉한 계란 모양의 장란형 토기, 항아리처럼 배가 부른 형태의 호형 토기 등이 나왔다.

새의 형상을 본떠 만든 토기는 가옥 신앙, 의례 등과 연관된 것으로 보여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유추해볼 수 있다.

마한 생활상 볼 수 있는 '담양 응용리와 태목리 유적' 사적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