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마련됐다.섬세한 테크닉과 풍부한 예술적 감각을 겸비한 실력파 피아니스트 김하얀이 연주회 ‘Collaborative - Combining Logic and Passion'을 4월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는 20세기 중요한 작곡가로 꼽히는 에이토르 빌라 로부스(Heitor Villa-Lobos)와 쿠르트 바일(Kurt Weil), 그리고 우리 시대 현존하는 작곡가 마티아스 마우테(Matthias Maute)와 그레이엄 핏킨(Graham Fitkin)의 작품들로 꾸며진다. 김하얀은 현대 작품의 논리적인 해석과 열정적인 감성으로 심연의 아름다운 시정을 자연스러운 음악성으로 승화시킬 예정이다. 또한 성악가 소프라노 김혜선과 플루티스트 김빛나가 함께 하여 새롭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된다. 특히 그레이엄 핏킨의 릴렌트(Relent)는 국내 초연으로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하얀의 연주회는 4월 1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얼씨구, 허이!”국악이 이렇게 신나고 유쾌했던가. 객석 곳곳에서 추임새가 터져 나온다. 그림과 말풍선뿐이던 만화에서 노래와 춤, 연기가 어우러진 ‘원조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정년이’는 화려하고 신선했다. 스토리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 등 꼬집을 구석은 있지만, 평소 접하기 힘든 ‘창극 입문용’으론 괜찮은 작품임이 틀림없다.지난 17일 개막한 국립창극단의 ‘정년이’는 같은 이름의 웹툰을 토대로 만들었다. 목포 소녀 윤정년을 비롯해 여성국극단의 성장과 연대를 그린 작품으로, 2020년 ‘올해의 양성평등 문화콘텐츠상’을 받은 수작이다. 남인우(연출·공동 극본)와 이자람(작창·작곡·음악감독)이란 걸출한 예술가들을 만나 창극으로 변신했다.여성국극은 뮤지컬처럼 소리와 춤, 연기가 한데 담긴 종합예술이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든 배역을 여성이 맡는다는 점이다. 윤정년이란 인물을 통해 여성 소리꾼의 열정과 꿈을 담은 이번 작품은 국립창극단 단원들의 실제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한층 더 의미가 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무대 위 여성국극단의 모습은 웹툰의 창극화, 판소리의 현대화에 올인한 국립창극단의 모습을 빼닮았다.창극 ‘정년이’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지루할 틈이 없다는 점이다. 일단 볼거리가 풍성하다. 매란국극단이 극중극 형태로 ‘춘향전’ ‘자명고’ 등의 작품을 연습하고 무대에 올리는 과정이 그렇다. 장구, 가야금, 거문고, 피리 등 국악기 소리는 관객의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웃음이 떠나지 않는 객석에 앉아본 게 언제였던가.
영국 5인조 그룹 원디렉션 출신인 해리 스타일스(29·사진)의 첫 내한 공연이 열린 지난 2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 1만5000석이 일찌감치 매진된 이 공연은 몇 달째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그가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 데다 지난달 그래미 어워즈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인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기 때문이다.안 그래도 비싼 티켓값(P석 기준 19만8000원)은 공연 직전 중고거래 시장에서 50만원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공연은 오후 8시에 시작했지만 무대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자리 잡으려는 스탠딩석 예매자들은 오후 2시부터 긴 줄을 만들었다.중후한 중저음에 부드러운 고음 음색을 두루 갖춘 그의 라이브 실력은 어떨지, 아이돌 그룹 출신의 ‘성공적 홀로서기’를 지켜보기 위해 몰려든 관중은 숨죽인 채 그를 기다렸다. 보라색과 연두색 줄무늬에 몸에 딱 붙는 민소매 점프슈트를 입고 나온 그는 호소력 짙은 발라드부터 에너지 넘치는 펑크록까지 90분간 18곡을 소화했다. 13년 동안 무대를 휘저은 ‘업력’을 과시하듯 재치 있는 입담과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밝은 음색의 ‘뮤직 포 어 스시 레스토랑’으로 공연을 시작한 그는 ‘골든’ ‘어도어 유’ 등 리드미컬한 곡을 잇달아 불렀다. 곡과 곡 사이엔 관객과 대화를 나눴다. 생일을 맞이한 관객에게 다 같이 생일 축하곡을 한국어와 영어로 불러주자고 하는가 하면,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했다. 스타일스는 미리 준비한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에 와서 행복해요” “감사합니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100점짜리 무대 매너와 달리 가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