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일과 29일 정수장 10곳 조사 결과로 환경단체 주장 재차 반박
논란 불식 위한 '민관합동조사' 필요한데 제대로 된 계획은 아직
환경부 "영남권 수돗물서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 안 나와"
환경부가 영남권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재차 밝혔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의 하나인 '마이크로시스티스' 세포 내 존재하는 독성물질이다.

환경단체와 학계가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주장하면 환경부가 뒤늦게 반박하는 모습이 반복되는 가운데 환경부는 환경단체와 합동조사 계획도 아직 제대로 수립하지 않고 있어서 물관리 당국으로서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는 지난달 29일 대구·부산·경북·경남 10개 정수장(문산·매곡·화명·덕산·마산칠서·반송·대산·삼계·구미·고령)에서 정수된 수돗물 검사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오지 않았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검사에는 환경부 고시에 규정된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LC-MS/MS법)과 환경단체에서 사용하는 ELISA법을 모두 사용했다.

수돗물 '원료'인 원수에선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23~24일과 29일 LC-MS/MS법 검사 결과 10개 정수장 원수 전부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

ELISA법 검사에서 미국 환경보호국(EPA) 표시한계인 '1리터당 0.3㎍' 넘게 나온 정수장은 23~24일과 29일 각각 4곳(마산칠서·삼계·덕산·화명과 반송·삼계·덕산·화명)이었다.

원수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는데 수돗물에서는 나오지 않는 이유는 정수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되기 때문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환경부 "영남권 수돗물서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 안 나와"
낙동강에 녹조가 극심했던 지난달부터 환경단체가 영남권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고 주장하면 환경부가 언론을 통해 반박하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논란을 불식할 방법으로 '민관합동조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국회에서도 나왔으나 환경부는 합동조사를 하겠다면서도 일정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날 환경부 관계자는 "1~2주 내 계획을 세워 이달 내 합동조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만 밝혔다.

녹조가 심할 때가 지난 뒤 합동조사를 추진한다는 지적에 환경부 측은 "EPA 규정에 따르면 (ELISA법으로 검출한 마이크로시스틴량이) 1리터당 0.3㎍ 이하면 발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 뒤 문제가 더 거론되지 않을 줄 알았으나 환경단체 쪽에서 발표를 반복하면서 때를 놓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3~24일과 29일에는 낙동강 해평·강정고령·칠서·물금매리 등 4개 지점이 조류경보 '관심' 단계였으나 이달 8일 현재는 칠서와 물금매리만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