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관아 건물 '무주 한풍루' 기둥·기단 보수한다
조선시대 관아(官衙·관원들이 정무를 보던 곳) 건물이자 보물인 '무주 한풍루'(寒風樓)가 기둥과 기단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1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는 지난달 회의를 열고 한풍루의 훼손된 기단과 기둥을 보수할 필요가 있다는 전북 무주군의 신청을 심의한 뒤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

무주부 관아가 사용한 한풍루는 당시 시대상과 문화상을 알 수 있는 건물로 꼽힌다.

남원 광한루(廣寒樓), 전주 한벽당(寒碧堂)과 함께 호남 삼한(三寒)으로 알려진 이 건축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이며 현판은 명필로 이름난 석봉 한호가 썼다고 한다.

정확한 창건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15세기에 활동한 문신인 성임 등이 한풍루를 보고 쓴 시와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을 보면 조선 초기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관아 건물 '무주 한풍루' 기둥·기단 보수한다
일제강점기에는 불교 포교당과 학교 건물 등으로 이용되다가 일본인에게 팔렸는데 조선인에게 다시 소유권이 넘어간 뒤 충북 영동으로 이전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무주 주민들이 복구를 추진해 1971년 원위치 인근으로 옮겼고, 지난해 보물로 지정됐다.

한풍루는 그간 지붕 기와나 단청 등을 일부 보수했으나, 기단석이 주변 지형과 높이 차이가 거의 없어 장마철에 빗물이 건물 안쪽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일부 기둥에 구멍이 나 있으며 단청이 부분적으로 훼손돼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하부도 오랜 세월 탓에 변해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무주군 측은 기단을 전체 해체하고 배수로를 설치하는 방향으로 보수 작업을 계획했으나, 공사는 원형을 유지하면서 손상된 부위 위주로 최소한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기단석을 높이고 초석의 노출 높이를 낮춘다면 건물의 외형이 크게 바뀌어 (문화재) 지정 당시의 모습을 변경시키는 것이므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위원회는 "한풍루 기단 안쪽으로 빗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주변 지형을 낮추고, 바깥쪽으로 자연 배수가 될 수 있도록 (보수 작업을) 계획하라"고 조건을 제시했다.

보수 공사는 설계도서를 수정해 최종 검토한 뒤 진행할 예정이다.

조선시대 관아 건물 '무주 한풍루' 기둥·기단 보수한다
한편, 위원회는 보물로 지정된 전북 '익산 고도리 석조여래입상(石造如來立像)'의 보존 처리 안건과 관련해서는 훼손이 심한 부분을 중심으로 강화 처리하라는 '조건부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서쪽 불상의 머리인 불두(佛頭)를 해체·보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