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 남한산성면, 수마가 할퀸 흔적 여전…복구 작업 계속
"명절 분위기도 나지 않네요"…수해 지역 주민들의 쓸쓸한 추석
"추석인데도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네요."

지난달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본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에서는 추석을 맞이한 10일에도 수해 복구가 이뤄졌다.

검복리 부녀회장 전용여(55) 씨는 이날 오전 같은 마을에 있는 큰집에서 친척들과 함께 아침 식사만 간단히 하고 귀가했다고 한다.

집중호우 당시 쏟아져 들어온 토사와 나무, 돌멩이로 집이 만신창이가 됐고, 인근에서 운영 중인 매점 피해도 만만찮았기 때문에 올해는 명절을 제대로 쇨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전씨는 "집에 들어온 토사를 치우는 작업은 마무리됐지만, 가게에 정리할 것이 남았고, 장사를 재개하지 않을 수 없어 큰집에 갔다가 금세 돌아왔다"며 "큰 집의 경우 밭작물이 쓸려 내려갔고, 인근 작은 집 주변 도로는 망가져 버리는 등 온 가족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명절 분위기가 나질 않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지난달 8∼9일 이틀 사이에만 430㎜ 이상의 물 폭탄이 쏟아진 남한산성면은 수해 잔상이 여전히 또렷하다.

검복리 마을회관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43) 씨는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를 한시라도 빨리 복구하고 싶지만, 작업을 도울 인력의 휴식 문제 등으로 인해 연휴 기간 작업을 중단한 상태이다.

김씨는 "연휴가 끝나고 복구에 속도를 내 10월 초에는 카페 운영을 정상화할 생각"이라며 "그러나 아직 그 어디에서도 보상이나 지원금을 준다는 소식이 없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이곳 주민들은 이달 초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제12호 태풍 무이파가 우리나라 부근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칫 지난달 집중호우 때처럼 강한 비와 바람이 마을을 덮칠 경우 지금까지 진행한 복구가 모두 허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시 올 태풍이 또 걱정된다"라며 "주민들 모두 지난번과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명절 분위기도 나지 않네요"…수해 지역 주민들의 쓸쓸한 추석
한편 지난달 8일 0시부터 17일 오전 7시까지 경기지역에 평균 428.9㎜의 많은 비가 내려 사망 5명, 주택 6천38건(전파 21건, 반파 35건, 침수 5천982건), 선박 10척, 농경지 109.17㏊, 비닐하우스 3.96㏊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 광주, 양평, 여주, 의왕(청계동, 고천동), 용인(동천동) 등 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복구 작업과 긴급 주민지원이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