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 콘텐츠 추가 공개
그 시절 패션·가전제품 광고는 어땠나…광고로 읽는 근현대사
'물리치자 긴 치마'
1943년 8월 23일 매일신보에는 다소 의아한 문구의 광고가 실렸다.

식민통치가 한창이던 시절 여성들에게 일본에서 유래한 작업복인 '몸뻬'를 일상복으로 입을 것을 사실상 강요하는 내용이었다.

시간이 흘러 1960년대에는 실용성을 강조한 옷차림이 두드러졌다.

1961년에는 정부 주최로 작업복 스타일의 양복·양장을 소개하는 '신생활 간소복 패션쇼'가 열리고 이를 알리는 광고가 잇따르기도 했다.

이처럼 광고에는 그 시대의 생활상과 역사,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3층 주제관Ⅱ에서 열리고 있는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 전시에서 패션과 가전제품을 다룬 광고 등 실감형 콘텐츠를 추가한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3월 시작한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은 광고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전시다.

신문과 TV 광고를 중심으로 한 실감형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며 한국 사회의 소비문화를 설명한다.

새로 공개된 광고는 패션 55건, 가전제품 38건 등 총 93건이다.

패션 광고를 소개하는 '참, 곱기도 합니다' 부문에서는 서양식 의복이 들어온 19세기 후반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의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패션 광고를 통해 살펴본다.

그 시절 패션·가전제품 광고는 어땠나…광고로 읽는 근현대사
1914년에 만들어진 '경성의류 홍보물'은 한복 조끼 옆에 모양이 비슷하지만, 주머니가 없는 전통복 배자(背子)가 나란히 있어 양복과 한복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던 시대상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의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은 청바지 광고, 국제 스포츠 대회 개최로 인기를 얻은 여러 스포츠 브랜드 광고, 일상복이 된 아웃도어 등 패션의 흐름을 볼 수 있다.

'기적인가 기술인가'는 한국 가전 산업이 시작된 1960년대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1970년대 가전제품은 집안일 부담을 덜어주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1970년대 후반에 나온 광고는 세탁기로 빨래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줘 당시 통념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

그 시절 패션·가전제품 광고는 어땠나…광고로 읽는 근현대사
시대에 따라 '필수템'(필수 아이템) 가전제품도 달라졌다.

1980년대 후반에는 손쉽게 밥을 지을 수 있는 전기밥솥이, 2000년대 초반에는 '발효과학'을 내세운 김치냉장고 광고가 등장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그 범위도 다양해졌다.

전시는 제품이 놓인 집 안 모습을 실제처럼 구현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는 제품의 모습을 3D 효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화면을 직접 만져보거나 정보를 검색할 수도 있다.

전시는 이달 말 유튜브 영상 등으로 제작돼 온라인에서도 즐길 수 있다.

남희숙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국내 최초로 우리 근현대사의 광고들을 주제로 구현한 실감 콘텐츠라는 점에서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해드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