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상해 혐의 등 고소장 제출…"인분 피해로 구토·전신 가려움 증세"
'승려 집단폭행' 피해자, 가해자들 고소…"스님 3명이 폭행"
조계종 승려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조계종 노조원 박정규 씨가 가해자들을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씨는 폭행 가해 승려들이 신원이 확인된 봉은사 국장 A스님을 비롯해 모두 3명이라고 지목했다.

당초 집단폭행을 벌인 승려가 2명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폭행에 가담한 승려가 1명이 더 있다는 주장이다.

18일 불교계에 따르면 박씨는 고소장에서 지난 14일 봉은사 주차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피켓을 들고 일주문(사찰 정문)을 나가던 중 A스님이 피켓을 빼앗았고, 신원을 알지 못하는 B스님과 함께 자신을 일주문 밖으로 밀쳐냈다고 밝혔다.

이어 A, B스님이 일주문 밖으로 몰려와 자신의 얼굴을 2∼3회 때리는 등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이 자신을 차도 쪽으로 데려갔는데, A스님이 플라스틱 양동이와 바가지를 들고 쫓아와 인분을 얼굴과 몸에 3∼4차례에 뿌려 도망쳤다고 했다.

또 A스님이 다시 도로 한복판까지 따라와 자신의 뒷덜미를 잡고서 얼굴 등에 오물을 붓고 양동이로 내리쳤다고 박씨는 진술했다.

'승려 집단폭행' 피해자, 가해자들 고소…"스님 3명이 폭행"
이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경찰관도 오물을 맞았다고 박씨는 기억했다.

피해자는 경찰관 안내로 인도로 다시 올라왔으나 A스님이 달려들어 목을 잡고서 땅바닥으로 내리눌렀고, 또다른 신원을 알 수 없는 C스님이 바닥에 쓰러진 자신을 발로 내리쳤다고 했다.

현장에는 폭행을 벌인 승려 3명 외에도 종단에서 주요 소임을 맡은 D, E스님 등 승려 5∼6명 중 일부가 욕설을 하며 공포감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저는 119구급차로 응급실로 실려 가면서 온몸에 심한 가려움과 구토 및 울렁증으로 몹시 힘든 상황이었고, 병원 입원 이후에도 지속적인 구토 증세가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직도 당시를 생각하면 심한 공포와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봉은사 일주문로 앞 폭행 피해현장 및 주변에 대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범죄에 사용된 양동이 및 인분이 묻은 옷가지 등을 신속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성분 분석을 의뢰하라고 경찰에 촉구했다.

아울러 집단 폭행 전날 1인 시위와 관련해 사전 대책회의가 있었다는 소문 등을 거론하며 '사전 모의설'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요구했다.

현재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박씨는 고소장을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에 등기로 송부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