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명은 전위적인 현대무용가로, 다른 한 명은 영화와 드라마 OST의 인기 작곡가이자 밴드 멤버로, 또 다른 한 명은 언더그라운드 음악과 현대미술에서 활약 중인 아티스트다.
오랜 친구 사이인 무용가 안은미, 음악감독 장영규, 가수 백현진이다.
세 명이 2003년 공연 이후 약 20년 만에 한 무대에서 다시 뭉쳤다.
공연 제목도 각자의 이름을 따 그냥 '은미와 영규와 현진'이다.
다음 달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리는 공연의 시작에 앞서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을 한꺼번에 만났다.
"20년 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안은미 누나의 솔로 공연이 있었는데, 그때 누나가 '어어부 프로젝트'로 활동하던 영규 형과 제게 일종의 선물로 공연 시간의 절반을 떼어 줬어요.
그 이후로 20년 만에 이런 무대를 함께 하네요.
"(백현진) 백현진과 장영규는 당시 마포와 서대문구 쪽 클럽에서 주로 공연하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이었는데, 안은미의 배려로 '번듯한' 무대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장영규와 백현진이 뭉친 '어어부 프로젝트'는 난해한 소리를 탐닉해 한국적인 '아방-팝(Avant-pop)'의 선구자라는 꼬리표를 단 2인조 밴드다.
이번 공연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가로 여러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은미의 대표적인 솔로 레퍼토리를 장영규와 백현진의 독특한 음악과 함께 만날 수 있다.
안은미는 이날 공개 시연에서도 장영규와 백현진이 연주하는 곡에 녹아들며 형형색색의 의상을 수시로 갈아 입어가며 종횡무진 무대를 누볐다.
이제는 지긋한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방가르드'한 세 아티스트들의 독특한 예술세계가 강렬히 다가왔다.
안은미는 "힘이 들어서 솔로를 안 춘 지 꽤 오래됐는데, 그동안의 작업을 정리해보는 의미도 있고, 혼자 하는 것보다는 영규·현진의 음악과 함께 다시 모이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이렇게 공연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대 위에서 이렇게 옷 갈아입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며 웃었다.
국악과 현대적인 밴드 사운드의 결합으로 주목받은 그룹 '이날치'의 장영규는 이번 공연에서도 음악을 맡았다.
'범 내려온다'로 대중에 유명해지기 전부터 이미 영화 '복수는 나의 것', '타짜', '곡성'과 국립무용단 '다녀와요, 다녀왔습니다', '회오리', 안은미컴퍼니 '드래곤즈' 등의 음악을 만들었고, 밴드 '어어부 프로젝트', '씽씽', '이날치' 등에서 활동하는 전방위 뮤지션이다.
최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 국립무용단의 화제작 '회오리'의 핀란드 출신 안무가 테로 사리넨은 "여러 작곡가의 음악을 들어보고 선택할 기회가 있었는데 장영규의 음악을 듣고 바로 '아,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정말 재능있는 작곡가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장영규는 "오랜만에 이렇게 다시 만나는 게 큰 의미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라이브 음악을 하지 않고 녹음작업만 했는데, 다시 만나 라이브를 하면 근래 하던 무용음악들과는 다른 결의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 등의 음악 작업으로 계속 바쁘다는 그는 곧 개봉하는 최동훈 감독의 SF영화 '외계+인'의 음악도 맡았다.
그룹 '이날치'와도 10월 말에 새로운 작업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옆에 있던 백현진은 "영규 형은 영화 '반칙왕' 이후엔 계속 바빴다"고 거들었다.
세 '괴짜' 친구들이 모여 펼치는 '은미와 영규와 현진'은 세종문화회관의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2'의 개막작으로 이날부터 7월 3일까지 이어진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정연덕 교수가 네 번째 개인전을 연다.정 교수의 제 4회 개인전 '서울 숨'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광진문화재단 나루아트센터 전시실에서 진행된다.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상 변화를 주제로, 서울에서의 일상에 대한 작가의 내면을 캔버스에 구조적 공간감으로 끌어냈다. '서울 숨', '서울 숲', '일감호' 등 작품 40여 점이 전시된다.정 교수는 아크릴과 젤 스톤,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재료로 주로 사용했다. 삶의 거친 현실을 표현하기 위해 퍼티와 모델링 페이스트를 이용했으며, 푸른색을 활용해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숨 쉬고자 하는 희망을 평면 공간 밖으로 내보낸다.앞서 정 교수는 지난 4월 서호 미술관에서 전시한 '숨' 작품을 건국대에 기부했다. 감정평가액 3000만 원이 나온 해당 작품은 현재 건국대 로스쿨 모의법정에 설치돼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숨을 쉴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정 교수의 전시회는 로스쿨에서 저작권법, 디자인보호법을 강의하는 교수가 딱딱한 이론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작가로서 작품을 창작해 선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도 공부와 취업 준비로 힘든 학생과 도시 생활에 갇혀 답답한 일상을 보내는 이들에게 숨을 쉴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이동기 개인전 '제어할 수 없는'·김종량 개인전 '만년의 혼' ▲ 필립 바티카 개인전 '멍 때리기' = 서울 마포구 서교동 대안공간 루프에서 12일부터 9월 8일까지 필립 바티카 개인전 '멍 때리기'가 열린다. 필립 바티카는 캐나다 몬트리올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음향 예술가로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듣기 형태를 제안하는 관객 참여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작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멍 때리기'도 국내에서는 상품화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전시장 벽에 걸린 스마트폰들은 멍 때릴 때 주로 사용되는 평온한 풍경들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장 바닥에는 돌로 만든 나선형 통행로를 설치했다. 작가는 관객에게 전시작을 보고, 듣고, 사이를 거니는 경험을 통해 개인의 여가가 어떻게 상품화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도록 유도한다. ▲ 이동기 개인전 '제어할 수 없는'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스페이스 이수는 17일부터 11월 19일까지 이동기 개인전 '제어할 수 없는'을 개최한다. 국내 미술계에서 본격적으로 만화 이미지를 도입한 1세대 작가인 이동기는 예술과 대중문화, 원본과 복제, 독창성과 모방, 현실과 가상, 과거와 현재 등의 경계를 해체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의 대표작 '아토마우스(Atomaus)' 연작을 비롯해 화면을 두 개로 나눠 아토마우스와 추상회화를 함께 담은 '더블비전' 연작, 추상화 연작, 드라마 장면을 그림으로 옮긴 '소프 오페라' 연작, 다양한 이미지와 기호들이 중첩되고 재조합되는 '절충주의(Eclecticism)' 연작 등 13점을 선보인다. ▲ 김종량 개인전 '만년의 혼' =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매갤러리는 김종량 작가의 개인전 '만년의 혼'을 16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다.
경기 파주시는 오는 17일까지 '제17회 파주개성인삼축제'에 참여할 판매점 등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파주개성인삼축제는 '파주 인삼이 개성 인삼입니다'라는 주제로 10월 22∼23일 임진각 광장과 평화누리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모집 분야는 전문음식점, 농특산물(가공품) 판매점, 유료체험장, 거리 화가, 인삼 관련 가공 기계 판매점 등이다. 자세한 사항은 파주시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을 참고하거나 농업진흥과 체험농업팀(☎031-940-5282)에 문의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