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궁·춘추관 인근에 출입구 생겨…창의문·숙정문과 연결
이젠 청와대 거쳐 오른다…백악산도 54년 만에 완전 개방
청와대 권역이 10일 시민 품으로 돌아오면 조선시대 한양의 주산인 명승 백악산(북악산)도 남파 무장공작원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에 완전히 개방된다.

1968년 1월 발생한 김신조 사건으로 한양도성을 이루는 네 산 중 도심에서 북쪽 백악산과 서쪽 인왕산은 한동안 일반인이 오를 수 없었다.

김영삼 정부는 1993년 인왕산을 대부분 개방했고, 인왕산과 백악산을 잇는 지점에 있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 창의문을 시민 휴식처로 단장해 공개했다.

백악산은 노무현 정부에 이르러서야 개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양도성 북문인 숙정문 관람이 2005년 9월 허용됐고, 2007년 4월 5일부터 한양도성 백악산 구간 4.3㎞를 오가는 것이 가능해졌다.

문재인 정부는 한양도성 순성길을 따라 일부 구역만 통행할 수 있었던 백악산의 나머지 지역을 순차적으로 개방했다.

백악산 성곽과 북악스카이웨이 사이 북측 구간을 2020년 11월 공개한 데 이어 퇴임을 한 달 남짓 앞둔 지난달 6일 남측 구간 산행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삼청공원 인근 삼청안내소에서 백악산 정상을 향해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이날 오전 7시 새롭게 문이 열리는 백악산 등산로 기점은 청와대 권역 서쪽 칠궁과 동쪽 춘추관 근처에 각각 있다.

길은 백악정에서 하나로 합쳐지고, 만세동방을 거쳐 청운대 쉼터까지 이동할 수 있다.

청운대 쉼터에서 서쪽으로 가면 창의문이 나오고, 동쪽에는 숙정문이 있다.

백악산에는 한양도성 축성의 시작점인 백악마루, 촛대를 닮은 높이 13m 바위인 촛대바위, 1950년대 한 스님이 절을 세우려 했던 법흥사 터 등이 있다.

칠궁이나 춘추관 부근에서 창의문까지 걷는 데는 2시간 정도 걸린다.

숙정문까지는 1시간 30분이면 닿는다.

백악산이 개방된다고 해도 군사시설 보호구역이어서 드론 비행과 촬영은 금지되고, 흡연과 음주도 할 수 없다.

개방 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며, 5∼8월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산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