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2월에 기온 낮은 날 많아 늦어지는 듯"

"이맘때쯤이면 꽃이 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소식이 없네요.

"
우리나라에서 봄소식이 가장 먼저 들려오는 남녘 제주도에서 개나리, 벚꽃 등 봄꽃 소식이 늦어지고 있다.

개나리도, 벚꽃도 늦어져…제주 봄꽃 소식 언제쯤
18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의 계절 관측용 벚나무는 지난해보다 8일, 평년보다 7일 늦은 지난 17일 발아해 이제야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서귀포기상관측소의 벚나무는 지난해보다 3일, 평년보다 6일 늦은 지난 15일에 발아했다.

봄꽃 개화는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기상청은 발아일 전에 기온이 평년에 비해 높은 날이 많았으나 앞서 2월 중·하순에 평년보다 기온이 낮은 날이 10일 이상 지속됐고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기온이 낮은 날이 많아 발아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 지점의 기온을 보면 2월 중순 평균기온은 5.7도(평년 6.7도), 평균 최고기온은 8.5도(〃 9.8도), 평균 최저기온은 3.2도(〃 3.7도)로 평년값을 밑돌았다.

2월 하순에도 평균기온 5.9도(〃 7.1도), 평균 최고기온 9.8도(〃 10.2도), 평균 최저기온 2.5도(〃 4.1도)로 평년보다 낮았다.

개나리도, 벚꽃도 늦어져…제주 봄꽃 소식 언제쯤
기상청은 개화 시기를 예측하지 않는다.

다만 제주도의 벚꽃 개화 시기에 대해 앞서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3월 16일, 153웨더는 3월 21일로 각각 평년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벚꽃 개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제주 곳곳에 이미 벚꽃이 만개했었지만, 올해는 성미 급한 나무만 일부 꽃을 피운 상태다.

게다가 이번 주말에는 기온이 평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보된 상태다.

개나리와 진달래 등 다른 봄꽃 소식도 늦어지고 있다.

제주기상청의 계절 관측용 개나리는 지난해보다는 18일 늦고 평년과는 비슷한 지난 17일 개화(한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핌)했다.

서귀포기상관측소의 개나리도 지난 17일 발아해 이제야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는 22일, 평년보다는 13일 늦은 것이다.

진달래의 경우 지난 11일 개화해 지난 15일에 만발했다.

이는 평년보다는 이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15일 늦은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2월에는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날이 많았으며, 3월 들어서는 기온이 평년을 웃도는 날이 많았지만 아직 따뜻해졌다고 할 정도로 날이 확 풀리지는 않아 봄꽃 개화도 늦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나리도, 벚꽃도 늦어져…제주 봄꽃 소식 언제쯤
한편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제주의 대표적인 봄꽃 축제인 왕벚꽃축제가 취소됐지만, 이전에 축제가 열릴 때는 개화 소식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정해놓은 축제 시기가 벚꽃 절정기와 들어맞지 않는다면 '꽃 없는 꽃축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벚꽃축제 성패는 개화·만개 시기를 정확히 예측해 축제 일정을 잘 정하는 데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과거에는 꽃이 너무 일찍 피어버려 나무 밑에 통얼음을 깔아 만개 시기를 늦추거나, 개화가 늦어지자 조명시설을 동원해 꽃이 빨리 피도록 한 적도 있었다.

왕벚꽃축제는 지난 2020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취소됐지만, 벚꽃길을 통제하지는 않기 때문에 꽃 관람은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