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의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 ‘패션5’에서 직원들이 고급 케이크와 샴페인으로 연말연시 파티를 즐기고 있다. /김범준  기자
SPC그룹의 고급 베이커리 브랜드 ‘패션5’에서 직원들이 고급 케이크와 샴페인으로 연말연시 파티를 즐기고 있다. /김범준 기자
샴페인은 축하의 술이다. 1789년 7월 14일 프랑스 혁명군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뒤 자축하며 샴페인을 마셨다. 국왕의 대관식, 조선소 진수식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샴페인을 따라왔다. 1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때도 샴페인과 함께 파티를 열면 흥이 배가 된다. 혀를 자극하는 기포와 향긋한 풍미가 분위기를 띄워주기 때문이다.

1만원대부터 수백만원까지…가격대 천차만별

샴페인을 포함한 스파클링 와인 가격은 1만원대부터 수백만원까지 다양하다.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는 ‘모엣&샹동’과 ‘뵈브 클리코’다. 가격대는 7만~10만원 사이다. ‘크루그’ ‘돔 페리뇽’ 등 프리미엄 샴페인으로 넘어가면 가격은 30만~40만원대로 뛴다. 이들 브랜드는 향과 맛이 고급스럽고 품질이 균등해 샴페인의 정석으로 통한다.

초고가 샴페인도 있다. ‘샴페인계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살롱 S’가 대표적이다. 한 병 가격이 90만~100만원대에 달한다. 신세계엘앤비가 2019년 한정판매한 살롱 S 2008 세트는 1250만원이었다. 샤르도네 100%로 8년의 숙성을 거쳐 제조하는 이 샴페인은 흰 꽃향기와 견과류, 자두 향기가 난다.

최근에는 와인 애호가가 늘면서 대형마트 내 샴페인 구색도 다양해졌다. 이마트와 거래하는 샴페인 수입사가 5곳에서 20곳으로 늘었다. 최근 주목받는 제품은 ‘가성비’가 높은 샴페인이다. 명용진 이마트 바이어는 “가성비가 좋은 제품은 샤를르 드 까자노브 브뤼”라고 소개했다. 프리미엄 샴페인인데도 5만원대인 앙드레 끌루에, 살롱 S의 서브 브랜드인 델라모트 등이 가격에 비해 맛이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꼽힌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호텔 업계에서도 샴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역삼동 조선 팰리스가 지난달 호텔 내 식음료 매장인 ‘조선델리 더 부티크’에서 출시한 자체 라벨 샴페인은 판매 1주일 만에 완판됐다.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에서 제공하는 샴페인으로 유명한 ‘로랑페리에’, 1888년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 와인 품평회에서 1위에 오른 ‘듀발 르로이’와 협업해 내놓은 자체브랜드(PB) 제품 2종이다. 조선 팰리스는 이달 30일까지 PB 샴페인인 듀발 르로이 블랑 드 블랑 그랑 크뤼가 포함된 객실 패키지도 운영한다.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도 로비에 있는 ‘더 델리’에서 12월 한 달간 샴페인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행사 대상 품목은 크루그 그랑 퀴베, 로랑 페리에, 모엣&샹동, 듀발 르로이다.

을지로 ‘금샤빠’·한남동 ‘탄산바’…‘핫플’된 샴페인바

최근에는 샴페인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샴페인바도 속속 생겨났다. 서울 을지로에 있는 ‘금토일샴페인빠(금샤빠)’는 요즘 가장 ‘핫’한 장소로 꼽힌다. 매달 10일과 25일에만 예약을 받는데, 대학 수강신청 수준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한남동 ‘탄산바’는 기포를 보면서 멍 때리는 ‘버블멍’으로 유명하다. 매장 안에 큰 버블 탱크가 있어서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가 와인을 잔으로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청담동 ‘라뷸’은 크루그와 돔 페리뇽을 글라스로 판매한다. 혼자 혹은 둘이서 마실 수 있도록 하프보틀로 제공하는 메뉴도 구비 중이다.

샴페인은 차갑게 칠링해 마셔야 가장 맛있다. 기포를 잘 느끼고 싶다면 입구가 좁은 샴페인잔을, 향과 풍미를 더 즐기고 싶다면 화이트 와인잔에 따라 마시면 된다. 음식을 매칭하기도 쉽다. 육류와 해산물, 파스타는 물론 치킨과도 ‘케미’가 훌륭하다. 안중민 SPC 소믈리에는 “한식부터 양식까지 두루 어울리는 게 샴페인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케이크와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으로는 도멘 라파주 라 트리플과 지오다노 블랑 드 블랑 스푸만테 드라이를 추천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