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시절의 독서' 출간
김영란 전 대법관의 독서 목록…그 시절 읽었던 책들
김영란 전 대법관이 자신의 삶을 구성했던 독서의 경로를 담은 에세이 '시절의 독서'(창비)를 펴냈다.

국내 첫 여성 대법관인 저자는 30년 가까이 법률가로 살아오면서 평생 유일하게 계속해 온 것은 책 읽기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열정적인 애독자로 알려졌다.

책에는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읽어오고, 삶에 영향을 미쳤던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됐다.

저자는 청소년 시절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이나 '제인 에어' '폭풍의 언덕'과 같은 브론테 자매의 소설을 읽으며 자아를 형성해 나갔다.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 소설가 도리스 레싱의 작품은 일과 여성의 문제에 천착해 읽었다.

"레싱이 슬프게 다가오는 바탕에는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삶의 중요한 어떤 부분을 희생시키지 않고는 가능하지 않다는 절망감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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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도 마거릿 애트우드, 버지니아 울프 같은 여성 소설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넓혀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카프카와 그의 후예라 할 수 있는 밀란 쿤데라의 작품을 통해서는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새삼 깨닫기도 했다.

문학평론가 못지않은 분석력도 보여준다.

저자는 커트 보니컷의 '제5 도살장'과 테드 창의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를 비교하며 테드 창의 작품이 보니컷의 자장 안에 있음을 설명한다.

일정한 거처 없이 세상을 주유하며 글을 썼던 아동 작가 안데르센의 작품은 나이가 들수록 더 찾게 된다고 말한다.

"은퇴 이후에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은유로 가득 찬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준 안데르센에게 다시 귀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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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책을 통해 만난 그 모든 사람이 내 삶에 들어와 있는 인물들이며 나였다는 생각 또한 든다.

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때에 뒤늦게 다가올 진리의 순간에는 나 자신의 삶과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삶을 구분하는 것조차 무의미해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280쪽. 1만6천원.
김영란 전 대법관의 독서 목록…그 시절 읽었던 책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