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랑스·로마 시티

▲ 뒤라스의 말 = 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 지음. 장소미 옮김.
소설 '연인'으로 1984년 콩쿠르상을 수상하고, 칸 영화제 수상작 '인디안 송'을 연출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주목받은 프랑스의 지성 마르그리트 뒤라스(1914~1996)가 이탈리아 저널리스트인 저자와 나눈 인터뷰집이다.

책은 프랑스 식민지였던 베트남에서 보낸 유년기부터 말년까지 뒤라스가 거쳐온 삶과 그가 남긴 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인터뷰는 1987년부터 1989년까지 진행됐다.

인터뷰를 보면 뒤라스의 글에 반복되는 불가능한 사랑과 지독한 상실, 고통과 불안은 유년의 경험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몰락한 프랑스인 가정 출신이다.

어머니와의 관계는 뒤틀렸고, 건달이었던 큰 오빠는 가정의 평화를 지속해서 위협했다.

뒤라스는 인터뷰에서 어머니를 "가장 이상하고 예측이 불가하며 파악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젊었을 때 정치적 유토피아에 대한 이상을 가졌던 뒤라스는 살바도르 아옌데, 1917년 러시아혁명, 프라하의 봄, 체 게바라에게서 정치적 이상을 찾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현실정치는 그의 이상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정치에 대한 환멸을 느낀 뒤라스는 "어쩌면 아무것도 믿지 않는 것이야말로 이 '모든 권력에 대항하는 행동'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고, 은행의 과두정치와 우리를 지배하는 가짜 민주주의에 대항하는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한다.

책은 뒤라스가 겪은 레지스탕스 활동, 38세 연하의 연인과의 사랑, 알코올 중독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출판사 마음산책이 정기적으로 출간하는 '말 시리즈'의 열일곱 번째 책.
232쪽. 1만6천500원.
[신간] 뒤라스의 말
▲ 나의 프랑스 = 이상빈 지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위원과 번역위원장을 지낸 저자가 들려주는 프랑스 이야기. 저자는 문학, 미술, 영화, 미디어, 역사, 세계, 장소 등 100가지의 테마로 프랑스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프랑스 문학상과 문화 권력의 함수 관계, 프랑스 지방의 요리들, 사회문제로 대두했던 유대인 문제 등 항목을 세밀하게 나눠 이야기를 진행한다.

요컨대 책은 프랑스 사회에 대한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저자는 "한 평범한 개인이 보고 느끼며 체험한 프랑스라는 대상에 대한 성실한 기록"이라고 말한다.

아트제. 726쪽. 3만8천원.
[신간] 뒤라스의 말
▲ 로마 시티 = 이상록 지음.
넥슨, 네이버 등 IT업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 저자가 이탈리아 로마를 공부하고, 여러 차례 여행한 결과물을 담은 책. 저자는 로마 거리와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곳곳에 스며든 로마의 역사를 소개한다.

로마에서는 2천 년이 다 된 고대 건물의 파편이 벤치처럼 쓰이고, 신전 터에 현대식 건물이 자리하며 고대 전차 경기장 터의 트랙은 산책로로 쓰인다.

유적지 발굴 현장도 흔한 거리 풍경 중 하나다.

저자는 "로마에서 특별한 광경은 유적지나 박물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이나 로마 사람들의 태도에서 물씬 풍긴다"고 말한다.

책과함께. 584쪽. 2만8천원.
[신간] 뒤라스의 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