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금강경 강의·법문·기고문·일대기 등 6권에 담아
김영사, 근현대 한국불교 선승 백성욱 박사 전집 출간
승려이자 독립운동가, 한국 최초의 독일 철학박사, 건국운동가이자 내무부장관, 동국대 총장 등 생전 그가 남긴 족적은 뚜렷하다.

그에 반해 고인의 생애를 기록한 자료나 연구·기록은 많지 않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이들에 비해 이름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금강경 강의'와 제자들이 전하는 일화, 법문 일부가 책으로 묶여 전해오거나 금강산 수행 시절을 중심으로 논문이 발표되는 정도다.

백성욱(1897∼1981) 박사 전집이 2년 9개월의 각고 끝에 김영사에서 출간됐다.

그간 정리되지 않은 채 파편적으로 남아있던 백성욱 박사의 글과 말, 강의가 고인의 제자 김강유 씨와 도반들에 의해 6권짜리 전집에 담겼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백성욱 박사는 3세에 아버지, 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서 12세에 출가한 승려였다.

1920년대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 최초의 독일 철학박사이자 불교학자이기도 했다.

1929년 불교전수학교(동국대 전신) 철학과 강사를 그만두고서 금강산에 입산해 10년을 정진한 수행자였다.

한국전쟁 뒤로는 동국대 총장을 지냈고, 1962년 경기 부천에 '백성목장'을 열어 20년 가까이 한국불교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강의했다.

치열하고 극적인 삶을 살았던 그는 태어난 날인 음력 8월 19일 입적했다.

김영사, 근현대 한국불교 선승 백성욱 박사 전집 출간
전집은 고인의 독창적인 금강경 강화(講話)를 담은 '금강경 강의'로 시작한다.

1959년 동국대 강의를 토대로 문도의 사가에서 설한 추가 강의를 정리해 함께 실었다.

생전 금강경 독송을 강조했던 고인은 딱딱하고 어려운 강의가 아닌, 누구나 쉽고 이해하기 쉽게 경전을 풀어 설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2권 '불법으로 본 인류문화사 강의'는 불교적 관점에서 인류와 세계, 문화와 역사를 봤던 백성욱 박사의 인문학 특강이다.

동국대 총장 시절(1953∼1961) 교수와 학생들에게 들려줬던 인문학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3권 '분별이 반가울 때가 해탈이다', 4권 '백성욱 박사 문집'에는 생전 고인의 법문과 강의, 직접 쓴 논문, 시 에세이, 편지 등이 수록됐다.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 박사학위 논문인 '불교순전철학'을 포함해 언론 기고문도 접할 수 있다.

5권 '금강산 호랑이'는 시인과 교육자, 학자, 정치인, 종교인, 문화계 인사 등 생전 고인을 접했던 인사들의 회고를 담았다.

김강유 씨는 1993년 '백성욱 선생님 송덕문집 간행위원회'를 만들어 고인과 인연이 있었던 명사와 학인의 글을 '내가 만난 백성욱'이라는 주제로 청탁해 받아뒀다고 한다.

마지막 6권 '응작여시관'은 백성욱 박사 일대기를 기록했다.

지인과 제자 학인들의 회고, 각종 기록과 언론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백성욱 박사 첫 전기다.

김영사 측은 "한 사람의 삶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극적인 변화와 기록들, 비범한 통찰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전집은,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의 독자들에게도 의미있는 지침이 돼줄 것"이라고 일독을 권했다.

각권 404∼840쪽, 전권 14만4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