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의 과학' 번역 출간

"체중을 줄일 수는 있다.

그런데 유지하기가 어렵다.

"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듣는 말이다.

최근 번역 출간된 '식욕의 과학'(현암사)은 다이어트에 성공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이전 몸무게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 책이다.

영국 비만 연구가이자 외과 의사인 저자 앤드루 젠킨슨은 '요요'가 다이어트하는 사람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난다고 단언한다.

게을러서, 운동을 안 해서, 식사 습관이 교정되지 않아서 등의 이유 때문이 아니라 우리 몸 자체에 내장된 항산성 시스템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이어트해도 말짱 도루묵…'요요' 피할 수 없을까?
저자에 따르면 인체에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해주는 '음성 피드백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인체는 체온과 수분을 조절한다.

체온이나 수분이 적정 기준에 미달하거나 과도한 경우 우리는 죽음에 이른다.

적정 체온과 수분을 유지하는 건 생존하기 위해서 너무나 중요하기에 우리 몸은 자동 조절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것이 '음성 피드백 메커니즘'이다.

이런 자동 시스템 덕택에 우리는 추위와 더위, 물 마시는 걸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추우면 이 시스템은 몸을 떨게 해 몸에 열을 내고, 더우면 땀을 내서 체온을 낮춘다.

목이 마르면 갈증을 유발하고, 물이 체내 기준치보다 많으면 소변을 배출한다.

체중도 이 같은 음성 피드백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체중에 대한 판단의 중추 기관은 뇌인데, 뇌는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에너지(지방) 저장량을 계산한다.

저자는 이를 '체중 설정값'이라고 부른다.

체중 설정값은 유전이나 환경요소 등 여러 데이터를 조합해 설정되는데, 이중 유전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제인 워들의 일란성 쌍둥이 조사 등 여러 연구를 토대로 체중 설정값의 75%는 유전의 영향을 받고, 10% 정도만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살이 과도하게 찌지 않으려면 체중 설정값을 낮춰야 하고, 설정값의 키는 유전이 쥐고 있기 때문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비만 유전자가 발현하지 않도록 생활환경을 바꾸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다이어트해도 말짱 도루묵…'요요' 피할 수 없을까?
저자는 비만 유전자를 발현시키지 않고, 체중 설정값을 낮추려면 단기간에 진행하는 무리한 다이어트보다는 건강한 섭식과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몸에 좋은 음식은 금방 상하는 특징이 있으니, 수시로 새로 구입하고, 직접 만들어서 먹으라"고 제안한다.

특히 친환경 녹색 채소와 그런 풀을 먹고 자란 동물과 생선을 먹으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탄수화물이 주축인 곡류와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자고 제안한다.

이는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는데,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면 체중 설정값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몸속에 잉여 열량을 태워서 없애는 근육의 양을 키울 수 있도록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고 조언한다.

제효영 옮김. 480쪽. 2만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