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자들·삼별초

▲ 패싱: 백인 행세하기 = '패싱'(passing)은 흑인이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숨기고 백인 행세를 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른바 '할렘 르네상스'를 주도한 작가 중 하나인 넬라 라슨의 장편소설이 이 단어를 제목으로 설정한 건 정치적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이 출간된 20세기 초반은 지금과는 달리 인종적, 성적 차별이 노골적으로 만연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클레어는 인종적 편견에 따른 운명을 '패싱'을 통해 바꿔보려 한다.

흑인 여성에 가난한 고아라는 몇 겹의 핸디캡에 시달렸던 클레어는 흑인이 아닌 것 같은 밝은 피부색과 미모를 앞세워 백인 사업가와 결혼함으로써 신분 상승을 꾀한다.

하지만 남편은 인종차별주의자였기에 클레어는 단 하루도 백인 행세를 멈출 수 없었고, 이는 마치 감옥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을 줬다.

클레어의 동창생 아이린은 흑인과 결혼했지만, 클레어처럼 밝은 피부색을 가졌다.

아이린 역시 이를 활용해 백인 전용 호텔이나 헤어숍을 드나드는 패싱을 한다.

상류층의 삶을 누렸지만, 수감자처럼 답답한 삶을 살던 아이린은 어느 날 흑인 사회의 활기찬 삶을 그리워하게 되면서 할렘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다.

친구 아이린은 이를 말리고 불길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레베카 홀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올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민음사. 240쪽. 1만4천 원.
[신간] 패싱: 백인 행세하기
▲ 파괴자들 = 대한민국 동해안에 있는 한 어촌에 신비한 분위기의 러시아풍 저택이 있다.

이 마을을 지배하는 사람들이 사는 집이다.

이곳으로 과거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역전의 용사들이 초대된다.

저택에 사는 가족은 현재 정부와 정치권의 고위 권력층과 결탁해 부정하게 부를 축적하는 악인들이다.

이들은 용병들을 고용해 무력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일을 꾸미려 한다.

용병들은 각자 개인적 이유로 거액을 받고 마을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참여한다.

과연 진짜 악당은 누구인가.

가독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정혁용의 장르 소설이다.

밀리의 서재 오리지널 시리즈로 전자책과 종이책이 동시 출간됐다.

다산북스. 320쪽. 1만4천 원.
[신간] 패싱: 백인 행세하기
▲ 삼별초 = 왜 삼별초 부대 2만여 명은 1천여 척의 배를 타고 대해를 건너 강화, 진도를 거쳐 제주까지 남천했나? 고려 조정이 반역 세력으로 규정한 삼별초는 사실 고토 수복과 반중 정신을 바탕으로 고려 무인의 기상을 세계에 떨친 군인 정신의 정화였다.

고종의 아들 원종의 친몽 정책에 반발한 이들의 자유와 해방을 향한 여정이 750여 년이 지난 우리 앞에 펼쳐진다.

역사서와 소설 등을 써온 이동연의 장편이다.

창해. 384쪽. 1만5천 원.
[신간] 패싱: 백인 행세하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