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왜 세상이 잘못 돌아가나

▲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2019년 12월에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느새 2년째를 맞았다.

일상의 많은 것들이 바뀐 가운데 팬데믹은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저자는 초기의 혼란 이후 봉쇄와 해제가 반복되며 팬데믹 피로감이 깊어져 온 지난 1년여의 시간을 돌아보면서 위기의 본질을 이해할 사유의 단서들을 제공한다.

팬데믹 초기의 충격을 지배한 감정은 두려움이었지만 뚜렷한 전망이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두려움이 우울증으로 넘어갔다.

명확한 위협이 있을 때 생겨나는 감정이 두려움이라면, 우울증은 우리의 욕망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다.

저자는 바이러스만 통제할 수 있다면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인간이 육체를 벗어나 정신화한, 혹은 디지털화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으리라는 포스트휴먼의 미래도 결코 우리의 전망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모든 것을 바꾼 듯한 충격이었지만 실제로는 변한 게 없는 현실을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것이다.

북하우스. 268쪽. 1만6천원.
[신간]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벤저민 하디 지음. 김미정 옮김.
사람들은 자신을 변할 수 없는 고정된 존재라고 믿곤 한다.

성격은 본질적이고 고유해서 타고난 성격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심리학자인 저자는 이런 생각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하고, 과거에 끌려다니며 더 찬란히 빛나는 미래를 포기한다고 안타까워한다.

찾거나 발견해야 할 성격 '유형'이나 '고정된 자아' 같은 건 없다는 얘기다.

저자는 성격이란 당사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과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바탕으로 의식적으로 선택될 수 있으며 그렇게 선택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더불어 성격, 정체성, 잠재의식, 환경이라는 네 가지 요소를 잘 조절하면 과도한 노력과 열정 없이도 변화에 이를 수 있다고 들려준다.

비즈니스북스. 328쪽. 1만6천원.
[신간]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 왜 세상이 잘못 돌아가나 =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지음. 서상복 옮김.
사회 문제에 관한 한, 질병 진단에 앞서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인간은 무엇이고 그 존엄성은 또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사회가 초래한 질병에 잘 듣는 치료법도 찾을 수 있다.

100년 전에 집필된 이 책은 집과 재산, 가족 제도, 제국주의와 황제·영웅 숭배론, 여성주의, 교육, 정치, 대기업과 산업주의, 과학·기술 지배 등의 주제를 다룬다.

과거의 전통만 고집하는 보수주의자도, 모든 전통을 버리고 미래만을 위해 나아가려는 진보주의자도 아니었던 저자(1874~1936)는 평범한 보편 가치를 회복해서 제대로 실현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류의 본성에 적합한 정상적 '진짜 필요'와 부적합한 비정상적 '가짜 필요'를 구별하자는 것이다.

고리대금업자인 지주와 건물주가 사라져야 하기에 재산은 다시 분배해야 하고, 재산을 다시 분배해야 하기에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연암서가.

328쪽. 1만6천원.
[신간]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