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치·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수궁가' 전곡 공연…관객층 남녀노소 망라
내적 흥이 폭발한다…1년만에 무대로 내려온 '수궁가'

'둠칫둠칫' 베이스 리듬을 타고 무대 위에 범이 내려오니 객석 역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박수로 장단을 맞췄다.

유튜브 영상으로 '1일 1범' 신드롬을 불러온 이들이라지만 오프라인 무대의 생명력은 차원이 달랐다.

'범 내려온다' 열풍의 주인공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1년 만에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수궁가'(이날치 정규 1집) 전곡 라이브 공연에 나섰다.

이들이 '수궁가' 전곡 무대를 함께 선보인 것은 지난해 6월 LG아트센터 '러시아워 콘서트' 이후 처음. 그 사이 이날치는 각종 방송 무대와 음악 시상식 등을 섭렵하며 새로운 스타 밴드로 떠올랐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역시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와 협업하는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지난 11일 오후 LG아트센터에 모여든 관객은 두 팀의 대중적 파급력을 보여주듯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공연은 11∼12일 총 3회에 걸쳐 진행됐는데, 이 중 12일 오후 3시 공연은 높은 호응에 힘입어 추가된 회차다.

지난해 5월 발표된 '수궁가'는 판소리 수궁가 속 대목들을 뽑아 현대적인 팝으로 재구성한 앨범. 올해 2월에는 그 연장선에서 싱글 '여보나리'도 선보였다.

이번 공연은 이들이 때로는 박진감 넘치게, 때로는 유장하게 풀어낸 21세기 수궁가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기회였다.

두 베이스와 드럼의 쫄깃한 사운드 위에 네 소리꾼의 목소리가 쭉쭉 뻗어나가며 객석을 휘어잡았다.

내적 흥이 폭발한다…1년만에 무대로 내려온 '수궁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무용수들은 '애매모호한 춤회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예측 불가능한 몸짓으로 무대를 누비고 다녔다.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고 뒤섞이며 내뿜는 새로운 에너지가 이들의 개성적인 움직임을 만나 증폭됐다.

공연은 '약성가',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등 느릿한 곡으로 시작해 압도적인 분위기의 '신의 고향' 등을 거치며 차츰 고조되는 구성을 띠었다.

세트리스트 정중앙에 배치된 히트곡 '범 내려온다'에서 신명은 정점을 찍었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으로 환호성을 터트릴 수는 없었지만 객석은 '내적 댄스'로 소리 없이 들썩였다.

중독적 후렴의 '여보나리'로 흥을 한껏 돋운 직후 네 소리꾼의 목소리만으로 '일개한퇴' 도입부를 이어간 후반부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무대 장치도 범상치 않았다.

파인애플, 딸기, 석류 등 과일 모양의 거대 풍선이 빨라지는 비트와 함께 서서히 부풀며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번 공연 무대미술은 한국을 대표하는 설치미술 작가 최정화가 담당했다.

앙코르 무대에선 뜻밖의 선물도 선사했다.

본 공연 '범 내려온다'에서 새로운 버전의 안무를 선보였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앙코르에서는 익숙한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서울 편 의상과 오리지널 안무를 재현해 관객들을 미소 짓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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