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 좌구산천문대

좌구산천문대에 있는
국내 최대 굴절망원경
천체 700배 확대
여름엔 토성·목성 관측

천문대서 정상까지
쉬엄쉬엄 40여 분

요가·꽃차 즐길 수 있는
숲 명상의 집도 인근에
'거인의 눈동자'로 태양의 불기둥 보고…'바람소리길'에서 지구의 숨결 느끼네!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며 윤동주 시인은 많은 것을 느꼈나 봅니다. 기울어가는 조국의 운명일지도 모르고, 고향 생각이거나 사랑하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도시의 불빛이 너무 밝아서 별이 잘 보이지 않는 탓도 있지만 서정이 메말라서인지 밤하늘의 별을 언제 봤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면 드넓은 우주가 보이고 발 딛고 선 이 땅이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해줍니다. 올여름 천문대를 찾아 무한의 우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저와 함께 별 보러 가시지 않겠습니까.
돔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별자리
'거인의 눈동자'로 태양의 불기둥 보고…'바람소리길'에서 지구의 숨결 느끼네!

충북 증평 좌구산(657m)에 있는 좌구산천문대는 휴양과 별 관측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주변에 불빛이 없어 맑고 깨끗한 밤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 국내에서 가장 큰 356㎜ 굴절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다양한 천체의 모습을 관찰하기 좋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좌구산천문대는 천체투영실, 전시실,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 등을 갖췄다. 반구형 돔 스크린이 설치된 천체투영실의 둥근 외관은 태양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앞에는 토성과 목성 등 태양계 모형이 있다. 태양에 비하면 작은 목성과 토성이 장난감처럼 귀엽다.

태양 관측이 끝나면 천체투영실 내부로 이동한다. 의자에 앉으면 돔형 스크린이 밤하늘로 바뀐다. 별이 하나둘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진다. 별자리가 그림과 함께 펼쳐지면 더욱 환상적이다. 백조자리의 백조가 하늘을 나는 방향으로 길게 은하수가 흘러간다. 은하수는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견우성과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직녀성 사이를 흐른다는 전설이 있다. 은하수 위에 놓인 오작교를 건너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보면 별자리 탐험 시간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전시실에는 단순히 보기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물이 많다. 투명한 유리구슬에 손을 갖다 대면 안에서 천둥 치듯 빛이 번쩍번쩍 난다. 이온화된 기체인 플라즈마를 체험하는 식이다.
거인의 눈동자로 태양의 혹점까지 관측
주관측실에는 직경 356㎜의 굴절망원경이 설치됐다. 국내 천문대에 설치된 굴절망원경 가운데 가장 크다. 천체를 무려 70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다고 한다. ‘거인의 눈동자’라는 별명이 붙은 굴절망원경으로 태양을 보면 이글거리는 불기둥과 혹점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겨울철에 별자리를 관측하면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철마다 별자리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딱히 계절을 타지 않는다. 게다가 약 2개월에 한 번꼴로 특이한 천체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개기일식이나 개기월식 같은 천문 정보를 미리 검색하고 방문하면 관측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2층은 우주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우주 지식을 넓히는 스페이스 랩(SPACE LAB)이다. ‘우주선에서는 뭘 먹고, 어떻게 자고,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할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무슨 연구를 할까?’ 등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점을 설명해놓았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건 로켓 시뮬레이션이다. 스크린을 통해 직접 만든 로켓을 우주 공간에 띄워 조종할 수 있다.

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나오면 좌구산 정상까지 이어진 ‘바람소리길’을 걸을 수 있다. 걷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제격인 코스다. 40분쯤 걸으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천문대 인근에는 ‘숲 명상의 집’이 있다.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숲을 잘 즐기고 싶을 때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것이 힐링 명상 프로그램이다. 빛, 물, 바람, 소리 등을 이용해 건강 회복을 돕는다. 참가자들은 숲에서 요가를 하고 꽃차 시음과 족욕으로 피로도 푼다. 꽃차를 직접 덖고 공예체험도 할 수 있다.

■ 여기도 가보세요

국내에 있는 천문대는 모두 55개나 된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천문대부터 사설 천문대까지 다양하다. 꼭 가볼 만한 천문대 네 곳을 추천한다.

<강원 영월 별마로 천문대>

‘별+마루(정상)+로(고요하다)’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의 별마로 천문대는 영월 봉래산 정상에 있다. 천체투영실의 8.3m 돔 스크린에 가상의 별을 투영해주기 때문에 날씨에 상관없이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체험도 할 수 있다.

<경기 양주 송암스페이스센터>

송암스페이스센터는 국내 최초로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대형 망원경을 갖추고 있다. 단지 별자리만 보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간과 숙소, 레스토랑까지 갖춘 천문 테마파크로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다.

<강원 화천 조경철천문대>

과학 대중화에 힘쓴 천문학자였던 고(故) 조경철 박사의 이름을 따서 만든 천문대다. 시민천문대 중 가장 큰 망원경이 설치돼 있다. 천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강의가 이어져 천문학을 공부하려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제주 별빛누리공원>

천체탐구는 물론 천문 학습의 장으로 활용되는 최첨단 천문우주 과학시설이다. 행성들을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태양계 야외광장이 조성돼 인기가 높다. 4D입체상영관에서 달까지의 여행 과정을 입체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증평=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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