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지앤난 텐센트 클라우드 부총재
자오지앤난 텐센트 클라우드 부총재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은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편리하게 서울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자오지앤난(赵剑南) 텐센트 클라우드 상무 부총재(42·사진)는 지난 18일 종로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기자와 만나 "내년 초 '일기유 서울' 모바일 앱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의 각종 관광지 정보 뿐만 아니라 관광상품 예약·결제, 비자발급, 세금환급 등 서울여행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하고 이용하는 스마트관광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일기유(一机游)'는 텐센트 클라우드&스마트산업사업 그룹에서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휴대폰 한 대로 즐기는 여행'이 콘셉트다. 위챗, QQ 등 메신저 서비스로 12억 이용자를 보유한 텐센트는 지금까지 일기유 플랫폼을 통해 청두, 타이저우 등 40여개 지역의 관광콘텐츠를 선보였다. 한국에선 서울 외에 인천과도 스마트관광 서비스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자오 부총재는 "중국에서도 여행지 결정은 물론 여행상품과 서비스 구매에 앞서 먼저 경험해 본 사람들의 평가와 후기를 확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중요한 유통채널로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 바이두와 함께 중국 3대 정보통신(IT) 회사인 텐센트(Tencent)에서 클라우드·스마트산업 사업그룹을 이끌고 있는 자오 부총재는 일기유 서비스를 서울로 확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중국 지린대와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전자정보학을 전공한 그는 다국적 기술·컨설팅회사 IBM 수석 엔지니어와 홍콩 허치슨 왐포아 옵텔 부사장을 거쳐 지난 2016년 텐센트에 합류했다.

이날 서울시와 포스트 코로나 서울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그는 일기유가 침체된 한·중 양국 관광시장의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 사태로 중국 내에서도 개인화(personalization)에 초점을 맞춘 비대면 서비스 이용이 일상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자오 총재는 "보건·의료, 안전 관련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라며 "정보·서비스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인 일기유 서비스가 중국에서 서울여행 수요를 빠르게 회복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18일 중국 3대 정보통신(IT)회사 텐센트 대표단이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관광벤처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자오지앤난 텐센트 클라우드 부총재(가운데)는 "내년 초 서비스를 시작하는 '일기유 서울' 플랫폼을 통해 한국 관광벤처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서울관광재단 제공
지난 18일 중국 3대 정보통신(IT)회사 텐센트 대표단이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관광벤처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자오지앤난 텐센트 클라우드 부총재(가운데)는 "내년 초 서비스를 시작하는 '일기유 서울' 플랫폼을 통해 한국 관광벤처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서울관광재단 제공
한국 관광벤처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일기유 서비스의 현지화를 위해서다. 일기유에 한국 관광벤처가 개발한 서울여행 상품과 서비스를 입점시키고 필요한 경우 직접 투자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지화(localization)는 텐센트 비즈니스의 기본 방향이자 핵심 전략"이라며 "한국 관광벤처에게는 일기유와의 협력이 인구 15억 거대 중국시장으로 진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오 부총재를 비롯한 텐센트 대표단은 협약식에 이어 관광벤처와 간담회를 가졌다.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는 로이쿠, 누아, 트래볼루션 등 서울관광재단이 지원하는 관광벤처 8곳이 참여했다. 그는 "참여기업 중 4~5곳은 당장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과 상품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자오 부총재는 이어 "대부분 벤처기업은 상품 개발에만 모든 힘을 쏟아붓는 경향이 있다"며 "시장에서 기대했던 성공을 거두려면 기획·개발 단계부터 어떻게 보다 효율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