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단독으로라도 요금 올려 달라" 요구
서울 마을버스조합 "추가지원 없으면 다음달 운행중단"
서울의 마을버스 운영업체들이 시에 지원 확대와 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이들 업체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고위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승객이 크게 줄어든데다가 만 6년간 요금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업계의 고통이 극심한 상태"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가 지원이나 요금 인상을 통해 마을버스 업체들이 살길을 열어 줘야 한다"면서 "지금은 운행하면 할수록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데 구청들이 운행 중단 허가를 해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계속 운행 중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와 무관하게 마을버스 단독으로라도 요금 인상이 필요하며, 요금 인상이 어려우면 적자 보전을 위한 다각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거 등 정치적 판단으로 요금 동결을 지속하면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마을버스 기사의 임금이 시내버스 기사의 60%에 불과한데도 근무일은 더 많은 등 처우가 현저히 열악하다며 "금년도 시급 인상에 따른 임금 인상분도 재정지원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마을버스의 경우 다른 대중교통 환승률이 70%에 이르므로 요금을 단독 인상하더라도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행 시내버스 요금 범위 내에서 마을버스 요금을 인상하면 된다"고 조합의 입장을 설명했다.

성인 교통카드 사용 기준으로 서울 간선·지선버스 요금은 1천200원, 마을버스 요금은 900원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서울에서 139개 회사가 예비 차량 포함 1천659대의 마을버스를 250개 노선에 운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서울 마을버스의 승객 수와 운송 수입금이 재작년 대비 각각 약 27% 감소했고, 운행 노선 중 70%가 운행 횟수를 17∼30% 줄이거나 일시 운행정지를 했다.

최근에는 범일운수㈜가 장기간 경영악화를 이유로 들어 금천 01-1번 노선 마을버스 운행을 이달 3일부터 6개월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올해 마을버스 업계에 이미 편성된 기존 지원금 230억원에 더해 추경예산을 통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11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조합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합 측은 이 정도로는 정상 운영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