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협·채권단·인터파크송인서적, 잇달아 회생절차 폐지 요청
출판계 "송인서적 빨리 파산 선고해달라"…법원에 탄원서 제출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국내 2위 도서 도매업체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인수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출판계 대표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빨리 파산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4일 출판계 등에 따르면 송인서적 채권자 중 하나인 출협은 지난달 27일 윤철호 회장 명의로 서울회생법원 회생11부(김창권 부장판사)에 파산신청 선고 탄원서를 냈다.

윤 회장은 1천여 개 출판사로 구성된 송인서적 채권단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출협은 탄원서에서 "새 인수의향자가 나설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시간이 길어질수록 송인서적 보유자산 가치가 떨어져 채권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송인서적의 파산이 개시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도 같은 날 재판부에 회생절차 폐지 및 파산에 관한 의견서를 냈다.

채권단은 "여러 차례 인수합병 진행이 무산됐고 향후 인수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빠른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 개시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서적 측도 지난달 26일 재판부에 인가 전 회생절차 폐지 및 파산 신청서를 냈다.

채권단이 빠른 절차 진행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 절약을 위해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해달라는 취지라고 한다.

출협 관계자는 "한국출판협동조합이 송인서적 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더는 협상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출판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했는데 이 방법이 가장 빠르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3일 채권단 대표자 회의에서 의견을 모아 법원에 출판계의 뜻을 전달하기로 했다"며 "송인서적 및 서점계, 출판계 등과 인수를 위해 계속 노력했지만 인수 무산이란 결과를 막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출판계 "송인서적 빨리 파산 선고해달라"…법원에 탄원서 제출
재판부는 출판계 등의 의견을 참고하고 조사위원의 조사 내용 등을 검토해 회생절차 폐지 및 파산 선고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빠르게 절차가 진행되면 이달에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송인서적의 채무는 130억여 원이라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많다.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큰 상황이라 회생이 어렵다.

파산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한 송인서적은 업계 2위의 대형 출판 도매상이었지만 두 차례 부도를 냈다.

2017년에는 기업회생절차를 거쳐 인터파크가 인수한 뒤 인터파크송인서적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2018년과 2019년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지자 지난해 6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국서점인협의회 소속 서점이 중심이 된 주식회사 '보인'은 지난 3월 출판계와 작가, 독자들이 송인서적 주주로 참여해달라는 취지의 기자회견도 열며 막판 송인서적 살리기에 나섰지만, 인수 자금 부족 등으로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