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아버지의 길'·폐막작 '조셉' 주목…외국 감독 독특한 시선 관심
여성 영화 '서핑하는 여자들도'도 기대…꼬마깁밥 같은 영화 '말아' 눈길

'개막 D-1'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기대작은…'조직위 추천 10선'

독립·예술 영화와 영화인의 축제인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온·오프라인 상영으로 48개국 186편(장편 116편·단편 70편)의 영화가 예술 영화 마니아들을 만나다.

지난해보다 온라인 상영작 수가 44편이나 는데다 오프라인 역시 4개 극장, 17개 상영관에서 영화가 상영돼 어떤 영화를 봐야 하나 고민되는 관객을 위해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추천하는 '추천작 10선'을 소개한다.

추천작은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쟁 부문 출품작은 제외했다.

◇개막작 '아버지의 길'·폐막작 '조셉'…유럽 감독들의 전주 나들이
'개막 D-1'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기대작은…'조직위 추천 10선'

매년 영화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영화는 개막작과 폐막작이다.

올해도 영화제의 첫 포문을 여는 개막작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아버지의 길'이 관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일일 노동자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인 니콜라라는 가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니콜라는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린 아내가 극단적 선택을 하자 아이들을 포기하고 보호 센터에 맡기라는 정부의 명령을 받는다.

영화는 위선적 정치인과 보여주기식 행정, 허술한 사회 안전망, 깊어지는 빈부격차에 의문을 던지며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하는 한 가장의 애잔한 모습을 담아냈다.

프랑스 '르 몽드'지의 만평 작가로 활동한 감독 오렐이 메가폰을 잡은 폐막작 '조셉'도 관객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작품이다.

오렐 감독의 데뷔작인 조셉은 실존 인물인 일러스트레이터 조셉 바르톨리(1910∼1995년)의 파란만장한 삶을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1932년 스페인 공화주의자들이 프랑코 독재를 피해 프랑스로 탈출한 시점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은 조셉은 프랑스 정부가 피난민을 수용소에 가두고, 비인권적 대우를 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비루한 수용소에서 프랑스 헌병 출신 세르주와 프랑코 정부에 맞서 싸웠던 조셉 두 사람의 우정 이야기, 2차 세계 대전 발발 후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건너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조셉의 일대기를 대하드라마처럼 표현했다.

영화 계획부터 완성까지 장장 10년이 소요된 작품답게 탄탄한 스토리와 정성 가득한 장면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개막 D-1'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기대작은…'조직위 추천 10선'

◇ 전주국제영화제의 자랑 '월드 시네마'
전주국제영화제의 다양성을 책임지고 있는 '월드시네마' 섹션의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도 양성평등이 뜨거운 이슈가 되는 가운데 스포츠계의 양성 불평등과 동성애에 대한 혐오 등을 다룬 '서핑하는 여자들'은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서핑 또한 여성에 대한 극도의 차별이 이뤄지던 분야였다는 점을 소개한다.

1950년대와 60년대만 해도 남녀 공통의 스포츠였던 서핑은 1980년대 프로화가 되면서 돈이 꼬이는 거대한 산업이 됐고, 동시에 남성 위주로 재편됐다.

이 시대 서핑의 세계에서 여성 선수의 상금은 남성과 비교해 10분의 1에 불과했고, 비키니를 입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야만 했다.

서핑하는 여자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했던 여성 서퍼들에 초점을 맞추는 다큐멘터리다.

기억 상실증이 전 세계로 번진다는 상상을 스크린에 담은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의 '애플'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또 아이돌에 열광하는 10대가 아이돌을 직접 찾아가 실망하게 되는 내용의 영화 '팬 걸'도 톡톡 튀는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흔히 '팬심'이라 불리는 아이돌을 향한 맹목적인 애정이 현실을 마주했을 때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10대 환경운동가로 시대의 아이콘이 된 그레타 툰베리를 주제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그레타 툰베리'도 주목해야 할 작품이다.

15세 때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1인 시위를 펼친 그레타 툰베리는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의 시초가 된다.

이 작품은 이후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그레타 툰베리의 활동과 업적, 사적인 모습을 통해 기성세대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하는 다큐멘터리다.

월드시네마 섹션의 스테이시 리 감독의 '언프리티 DJ'도 이목을 끄는 작품이다.

영화는 세계 100대 DJ 리스트 중 여성의 비율은 7%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맹활약하는 앨리슨 원더랜드, REZZ 등 재능 넘치는 여성 DJ들의 고군분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러시아 스파이였던 조부모의 행적을 따라가며 조명하는 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 블라디미르 레온 감독의 '나를 사랑한 스파이'도 독특한 형식의 외국 영화다.

마스터스 섹션의 작품이 이 영화는 '만약 우리 조부모가 스파이라면?'이라는 의문으로 시작해 실제 조부모의 삶을 추적해 러시아로 조사를 떠나는 줄거리로 진행된다.

친지와의 반가운 만남과 가족의 기억과 충돌하는 사실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나는 가족과 역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는 독특한 영화를 찾는 관객이라면 한 번쯤 관람할 만한 작품이다.

'개막 D-1' 전주국제영화제 올해 기대작은…'조직위 추천 10선'

◇ 주목할만한 한국영화 '포옹'과 '말아'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매년 새롭고 신선한 한국영화가 선을 보인다.

올해도 예술 영화의 본질을 간직하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 영화들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속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임흥순 감독의 영화 '포옹'은 지금, 현재, 우리에 관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는 현재를 기록해야 한다는 예술가의 의무감이 잘 드러나 있다.

포옹은 영상 예술을 업으로 살아가는 한국, 가나, 프랑스, 아르헨티나, 영국,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 미국, 캐나다의 예술가가 직접 찍은 이미지와 사운드를 재구성한 영화다.

임흥순 감독은 이제는 깨어나고 싶은 꿈과 같은 팬데믹 속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을 조응하는 이미지를 교차해 표현한다.

코로나19를 다룬 또 다른 영화 곽민승 감독의 '말아'는 포옹과는 다른 시선으로 코로나19 속 삶을 다룬다.

말아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다.

주인공 주리는 코로나19가 창궐한 뒤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집에 틀어박혀 사는 우울증 초기 상태다.

반면 주리의 엄마 영심은 어려운 시기에도 야무지게 김밥집을 운영하는 인물이다.

영화는 주리가 할머니를 간병하러 시골에 내려가면서 예상치 못하게 엄마의 김밥집을 맡게 되는 상황을 디테일한 감성과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로 묶어 담아낸다.

말아는 중독성 있는 꼬마김밥처럼 암울한 현실 속 알토란 같은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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