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나미호이, 6월 1일까지 서울 KF갤러리서 '바람의 구멍'展
한국 첫 전시 콜롬비아 추상화 대가 "화해·치유 담아"

"과거와 현대, 백인과 원주민, 인간과 자연 등 대립하는 구분과 차별의 화해와 치유를 그림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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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교류재단 서울 중구 수하동 소재 KF갤러리에서 22일부터 국내 첫 전시회를 연 콜롬비아 추상미술의 대가인 카를로스 하카나미호이(57) 씨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서양 현대 예술인 추상화 기법을 사용해 남미 선조들의 전통적 가치였던 자연에 대한 경외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오 출신으로 잉카의 후손인 그는 "어린 시절에는 인디오라는 이유만으로도 차별을 받았지만 자긍심을 잊은 적이 없다"며 "물질이 넘쳐나면서 정신적 궁핍이 커지는 현대의 아이러니를 극복하는 방법은 전통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적·토착적 세계관을 토대로 샤먼과 자연을 존중해 온 잉카 문화의 현대적 해석을 표현해온 그는 미국, 중국, 스페인, 스위스 등에서 주목받는 작가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소재 명문인 사바나대학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한 그는 대학 졸업식장에 인디오 전통의상을 입고 참석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친숙한 것을 그림에 담기 시작했다.

그는 "콜롬비아는 잉카 유산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아프리카 사람들의 문화와 전통이 융합해 공존하는 게 특징"이라며 "잉카 문화가 벽장 속 유물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힐링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카나미호이는 이번 전시회 제목을 자신의 작품명인 '바람의 구멍'으로 정했다.

인디오 샤먼(주술사)이었던 부친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는 '치유 행위'에 서로 공감하고 자연에 경외를 느꼈던 경험에서 가져온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생명 근원과 자연, 인간적 만남의 성찰이 담겼다.

이번 전시회에 그는 초록·파랑·빨강 등 원색과 이를 혼합한 화려한 색감이 두드러지는 작품 13점을 선보였다.

어려서부터 후각에 문제가 있어서 냄새를 못 맡아온 그는 대신에 색감에 예민한 감각을 지녔다.

그는 "색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눈에 비치는 그대로의 색을 표현했다"며 "작품을 보는 이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을 받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6월 1일까지 열린다.

그는 "코로나19로 서구 사회에서 최근 아시아인 차별이 급격히 늘어나 우려스럽다"며 "편협한 인종주의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그림으로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첫 전시 콜롬비아 추상화 대가 "화해·치유 담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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