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리피강의 다리와 하늘을 초록 불빛들이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자세히 보면 바이올린, 심벌즈를 연주하는 형상이 보인다. 하늘에서 천사들이 인간들을 위해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고 있는 것만 같다.

‘빛의 오케스트라’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500대의 드론을 띄워 연출했다. 아일랜드에선 매년 3월 17일이 되면 ‘성 패트릭 데이’를 기념해 다양한 빛의 전시가 열린다.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패트릭 성인을 기리는 날로, 아일랜드 전체가 축제의 상징색인 초록으로 물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에선 클래식 공연도 열리기 힘든 상황이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하늘의 연주자들을 바라보며 그 아쉬움을 달랬을 것 같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장을 찾는 관객이 크게 줄었다. 초록 기운이 만연한 봄날, 가까운 공연장에 들러 클래식 선율을 들으며 치유와 위안의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