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극심한 교통혼잡에 피해도 잇따라…제설작업 역부족
2년 만에 내린 눈폭탄에 광주·전남 곳곳 '미끄덩'
2년 만에 폭설이 내린 광주·전남 곳곳은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하거나 미끄러짐 사고가 잇따르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지자체가 행정력을 총동원해 제설 작업을 벌였지만, 갑작스레 쏟아지는 눈의 양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 2년 만에 폭설…광주 16.3㎝, 전남 장성 14.2 ㎝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30분을 기해 광주와 전남 장성군, 화순군에 대해 대설주의보를 대설 경보로 격상했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20㎝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지는데 광주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건 2018년 1월 이후 2년 만이다.

적설량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7시 30분까지 약 2∼5㎝에 불과하다가 이후 오전부터 쏟아지기 시작해 오후 2시 현재 광주 16.3㎝, 장성 14.2㎝, 화순 12.9㎝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내달 1일까지 광주·전남 지역과 충남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2년 만에 내린 눈폭탄에 광주·전남 곳곳 '미끄덩'
◇ 폭설과 강풍에 하늘길·바닷길 막혀…도로 일부 통제
폭설과 함께 대부분 시군에 내려진 강풍·풍랑특보로 목포·여수·완도를 오가는 전 항로(55항로 85척)가 통제됐다.

여수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 4편도 결항했다.

육상 교통 역시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통행이 금지됐다.

무등산을 오가는 1187번 버스에 대해 경사가 심한 무등파크∼원효사 구간을 운행하지 않도록 하는 등 9개 노선(67대)을 우회토록 하고, 2개 노선(9대)은 단축했다.

전남에선 진도군 의신면 산천리 운림산방에서 고군면 향동리까지 1.5㎞ 구간을 통제했다.

지리산 성삼재(노고단 방향) 16㎞ 구간도 겨울철을 맞아 14일부터 계속 통제 중이다.

대설특보로 지리산과 무등산 등 주요 국립공원 입산도 통제됐다.

◇ 미끄러지고 넘어지고…사고 잇따라
많은 양의 눈이 쌓이면서 차량이 미끄러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2년 만에 내린 눈폭탄에 광주·전남 곳곳 '미끄덩'
이날 오전 10시 26분께 전남 고흥군 봉래면 한 산간도로를 달리던 SUV가 산 중턱 5m 아래로 추락해 운전자 A(51) 씨가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차량이 내리막 구간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비슷한 시각 호남고속도로 천안 방향 백양사 나들목(IC) 인근에선 25t 대형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2차선 도로를 가로막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처리가 완료된 오후 2시까지 3시간 넘게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장성과 구례, 해남 등에서도 차량 미끄러짐 사고 5건이 발생해 구조대의 도움을 받았다.
2년 만에 내린 눈폭탄에 광주·전남 곳곳 '미끄덩'
보성과 함평, 무안, 해남에선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 운전자나 보행자 4명이 다쳐 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했다.

◇ 공무원 총동원한 제설작업도 역부족
광주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부서 등 필수 인원을 제외한 직원 600여명을 제설에 동원했다.

살포기와 굴삭기 등 장비 85대와 염화칼슘, 소금 등 제설제 1천32t을 투입해 주요 도로 177개 노선, 474㎞ 구간에서 제설 작업을 벌였다.

전남도 역시 공무원 등 677명과 장비 274대, 제설제 2천494t을 동원해 모두 4천868㎞ 구간을 제설했다.
2년 만에 내린 눈폭탄에 광주·전남 곳곳 '미끄덩'
그러나 갑작스럽게 쏟아진 많은 양의 눈에는 역부족이었다.

제설 작업이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이면도로는 물론 차량 통행이 많은 대로까지 눈으로 뒤덮여 출근길 혼잡이 발생했다.

특히 언덕이 있는 도로에선 어김없이 차량 미끄러짐 현상이 나타났고, 곳곳에 멈춰 선 차량으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언덕을 올라가지 못하는 차량을 뒤에서 밀거나 직접 모래 등 제설 용품을 가져와 위기 상황을 모면했다.

정민곤 광주시 시민안전실장은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설에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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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