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내원객과 함께 진료실로 이동하며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내원객과 함께 진료실로 이동하며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확진자' 비율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추석이 코앞인 데다 다음달 3일 개천절 집회까지 예고돼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53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11일 176명을 기록한 뒤 100명대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이날 다시 100명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확진자 수가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이달 3일부터 2주간 방역 당국에 신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013명 가운데 감염 경로가 '조사 중'인 사례는 532명으로 26.4%에 달했다. 4월 집계 이래 최고 수치로 확진자 4명 중 1명꼴로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 비율은 지난달 17일까지만 해도 11.6%였지만 한 달 사이 약 15%포인트가 늘어났다. 지난달까지 10%대였던 이 비율은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집회 집단감염 이후 20%를 웃돌고 있다.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케이스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자칫 추석 연휴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코레일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열차 좌석을 기존 200만개에서 절반을 줄인 100만개를 판매 했다. 하지만 표를 구하려고 예매사이트에 접속한 사람들의 수는 지난해 추석(24만명)보다 3만명 밖에 줄지 않았다. 정부의 추석연휴 이동자제 권고에도 귀성객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는 수치다.

뿐만 아니라 추석 연휴와 붙어 있는 개천절에는 지난달 광복절 집회를 주최한 '8·15 집회 참가자 국민비상대책위원회'등이 또 한 번 광화문 광장 집회 개최를 예고했다. 지난 광복절 집회의 경우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현재 600명을 넘어섰다.

정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를 추석연휴 특별 방역기간으로 선포했다. 특별 방역기간의 방역 수칙은 다음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처럼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환자들이 지속해서 나올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 이외 전국에서 시행 중인 거리두기 2단계 연장 여부를 논의 중이다. 추석 전까지 코로나19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