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사무소 직원·주민 복구작업 '안간힘'…더 큰 태풍 '걱정'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섬 곳곳에 피해를 본 전남 여수시 거문도는 초강력 태풍으로 예상되는 '하이선'이 북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복구도 못 했는데, 또 태풍이"…긴장 감도는 여수 거문도
'마이삭'이 물러간 4일 오전 거문도에는 태풍주의보가 해제된 후 처음으로 여수에서 배가 들어왔다.

온 섬을 집어삼킬 듯이 강풍과 폭우가 쏟아졌던 거문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삼산면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은 태풍이 물러간 뒤 복구 작업에 나섰다.

순간 풍속 40m가 넘는 강풍으로 힘없이 찢긴 도로는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응급 복구를 마쳤다.

섬에서 매일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는 거문리 폐기물종합처리시설 진입로도 이날 오전 복구가 됐다.

강풍으로 정전 피해를 본 식당 상인들은 수족관에서 폐사한 어패류를 정리했고, 주민들은 무너진 지붕과 담을 손봤다.

강한 바람에 엿가락처럼 휘어버린 삼호대교 난간도 임시 복구돼 겨우 차가 지나갈 수 있게 됐다.

태풍은 가두리 양식장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10여 어가가 피해를 봤는데 참돔 1만5천마리가 파도에 쓸려 간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삭'은 물러갔지만, 사흘 뒤에 더 강도가 센 '하이선'이 온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걱정이 크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다 보니 인력이나 장비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바다에 나가 부서진 가두리 시설을 철거하고 남아 있는 시설은 파도에 부서지지 않게 결박했다.

작은 어선은 육지로 끌어 올리고, 항구에 정박한 선박은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꼼꼼하게 묶었다.

김보환(62) 죽촌리 이장은 "일손이 부족해 피해를 본 집에 주민들이 찾아가 서로 도와주고 있다"며 "저번에 온 태풍보다 더 강력한 태풍이 올 것으로 예상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주식 삼산면장은 "도로가 파손된 곳은 주민들과 함께 임시 복구를 했는데 사실 복구 인력이 가장 부족하다"며 "이번에는 초강력 태풍이 주간에 지나갈 것으로 예상돼 전 직원이 비상 근무를 하며 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