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선 에이콤 대표(왼쪽부터),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대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이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더 쇼 머스트 고 온!’ 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윤홍선 에이콤 대표(왼쪽부터),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대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이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 ‘더 쇼 머스트 고 온!’ 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프로듀서 8인이 뭉쳤다. 송승환 피엠씨프러덕션 대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설도권 클립서비스 대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장우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대표,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본부장, 윤홍선 에이콤 대표다. 국내 뮤지컬 시장을 만들고 발전시켜 온 주역들이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함께 뮤지컬 갈라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 Must Go On!)’을 기획했다.

이를 앞두고 이들은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 모여 간담회를 열었다. 장우재 대표는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공연을 함께 준비한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신춘수 대표는 “코로나19로 세계 공연계가 멈춘 상황에서도 한국에선 공연이 올라가곤 있지만 취소·연기된 작품이 많다”며 “희망의 작은 불씨를 만들기 위해 뮤지컬 역사상 처음으로 함께 모여 기부 콘서트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29일과 3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30일 공연은 네이버TV에서 온라인 생중계된다. 이를 통해 뮤지컬 배우 및 스태프를 위한 기금을 모은다. 기금 5억원 마련을 목표로 하며, 500명의 배우와 스태프에게 기본 생활 지원비 100만원씩을 지급할 계획이다. 송승환 대표는 “20년 동안 공연됐던 ‘난타’가 6개월 전부터 멈췄고, 올여름 준비한 어린이 뮤지컬 두 편도 무산됐다”며 “가족 같은 배우와 스태프들이 무척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극복 후에도 오프라인 공연은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에 밀려 지금보다 더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며 “하지만 공연은 멈출 수 없으며 이번 콘서트는 공연계가 함께 앞날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모차르트!’를 올리고 있는 엄홍현 대표도 심각한 시장 상황을 전했다. 엄 대표는 “올해 1월 이후 뮤지컬 시장에 투자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제작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모든 제작사가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배우, 스태프와 함께 공연을 계속 이끌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기부 콘서트엔 뮤지컬 배우 37명이 출연한다. 강홍석, 김선영, 김소현, 김우형, 김준수, 김호영, 남경주, 마이클 리, 박혜나, 손준호, 신영숙, 양준모, 옥주현, 정선아, 최정원 등이 참여한다. 총감독을 맡은 박명성 대표는 “이전 뮤지컬 갈라처럼 병풍식으로 뮤지컬 유명 넘버만 부르는 게 아니라 기승전결이 있는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한다”며 “내레이터로 소년, 소녀를 등장시켜 뮤지컬의 앞날과 미래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코로나19 극복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함께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기부 콘서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반성할 것은 없는지, 자생적으로 거품을 걷어낼 방법은 없는지 모색하겠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혁신적인 제작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많은 일을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선 제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설도권 대표는 “배우와 스태프를 위한 노력은 민간에서만 끝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이뤄져야 한다”며 “보험 제도 구축, 공연 티켓 면세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