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개발 원하는 시, 주민은 이주 반발…섬연구소 "지금 그 자체로"
'동백섬' 거제 지심도에 무슨 일이…섬주민 쫓겨날까 전전긍긍
경남 거제도에 딸린 섬이자 '동백섬'으로 알려진 지심도 개발을 놓고 섬 주민과 거제시 간 갈등이 깊다.

지심도는 거제시 일운면에 속한 작은 섬이다.

장승포항에서 여객선으로 15분쯤 걸린다.

0.36㎢ 면적에 15가구, 35명이 산다.

일제 강점기 일본군은 지심도를 강제수용해 군 기지로 사용했다.

일제강점기 강제로 내쫓겼던 원주민들은 해방 후 섬으로 다시 들어왔다.

섬으로 돌아온 주민들은 일본 해군 소유인 땅을 불하받길 원했다.

그러나 개인이 국립공원구역 내 국유지를 불하받을 수 없는 자연공원법 규정 때문에 당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했던 지심도를 국방부가 1970년대 초부터 소유하게 됐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심도를 해상시험장으로 이용했다.

'동백섬' 거제 지심도에 무슨 일이…섬주민 쫓겨날까 전전긍긍
주민들은 1971년부터 국방부에 토지 임대료를 내고 건축물 등기만 한 채 살아왔다.

국방부 소유로 관광객 출입이 제한되다 보니, 자연이 잘 보전된 섬이다.

섬 전체 면적 70%에 동백나무가 자생해 '동백섬'으로도 불린다.

섬을 반환해달라는 끈질긴 청원 끝에 거제시는 2017년 지심도 소유권을 돌려받았다.

거제시는 지심도를 한려해상국립공원 대표적인 자연생태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거제시는 섬 주민을 이주시킨 후 지심도를 개발하려 했다.

그러나 지심도 주민들은 이주를 거부했다.

주민들은 거제시가 전기와 보조금으로 운영하는 도선까지 끊는 방법으로 주민들을 섬에서 내보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거제시가 국립공원 구역인 지심도에서 주민들이 민박, 식당 영업을 하는 것이 불법인 점을 이용해 행정대집행을 하고 고발까지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정부가 도서개발 사업비 120억원으로 지심도에 방파제를 만들려 한 것도 거제시가 석연찮은 이유로 사업비를 반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동백섬' 거제 지심도에 무슨 일이…섬주민 쫓겨날까 전전긍긍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일부 불법행위를 한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그동안 국방부에 토지 임대료를 내고 합법적으로 지심도에 살아왔다고 항변했다.

섬 주민들을 대변하는 사단법인 섬연구소 강제윤 소장은 "거제시가 지심도를 민간개발하려고 주민들을 내보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거제시는 담당 부서가 행정대집행 등을 고려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 방파제 설치는 전문가 검토 결과,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아 다른 부속 섬인 이수도 소규모 하수처리시설 설치 사업비 등으로 전용했다고 반박했다.

강제윤 소장은 "지심도는 지금 그 자체로 훌륭한 자연학습장으로 10만평도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1년에 20만명이나 섬을 찾는다"며 "관광객을 더 끌어들이는 것은 명분도 당위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