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라이어 보급에 냉동식품 수요 증가
▽유자녀 가구도 반찬 간편식으로 '집밥' 해결
▽위축된 외식업계, 생존 해법은 'RMR'?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4조원 규모에 달했던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쑥쑥 크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간편식. /사진=신경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khshin@hankyung.com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4조원 규모에 달했던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쑥쑥 크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간편식. /사진=신경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khshin@hankyung.com

'편리하다면 기꺼이 비용을 더 지불한다'는 소비 행태를 뜻하는 이른바 '편리미엄'이 식품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편리미엄의 대표 주자 가정 간편식(HMR)은 각종 반찬부터 레스토랑 음식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소비자들의 식탁을 채우고 있다.

◆HMR 시장 성장…올해 5조원대 전망도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4조원 규모에 달했던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쑥쑥 크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져 외식이 줄어들자 올해는 5조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HMR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냉동 간편식부터 반찬, 유명 맛집의 음식까지 간편식 형태로 쏟아지고 있다.

aT에 따르면 냉동 HMR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 1666억원으로 2016년(9247억원) 대비 26.2% 증가했다. 시장이 급격히 커진 배경에는 에어프라이어 보급화도 한 몫했다.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면 프라이팬에 기름을 붓고 튀기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1인 가구 및 젊은 주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다.

전자렌지를 사용해 익혔을 경우 눅눅하거나 푸석푸석한 느낌을 받는 것과 달리,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CJ제일제당(356,500 +5.16%)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가정의 에어프라이어 보유율은 2018년 38%였으나 지난해에는 61%로 급증했다.

CJ제일제당 측은 에어프라이어 보급률 증가와 함께 프라잉 스낵(Frying Snack)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의 '고메'라인 프라잉 스낵(고메바삭튀겨낸돈카츠 고메치킨, 고메크리스피핫도그 등) 제품은 지난해 1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전해인 2018년 매출(600억)보다 66%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냉동식품 산업 초창기에는 저가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며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유럽,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며 "식품 업체들은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밥'이 늘어나면서 반찬 간편식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1인가구, 신혼부부 뿐 아니라 유자녀 가구에서도 반찬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많아지면서다. 최근에는 편의점 업계도 반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근거리 쇼핑 문화가 확산하면서 반찬류 매출이 확대되자 세븐일레븐은 이달 초 수제반찬세트를 내놨다.
세븐일레븐이 1인 가구를 겨냥해 수제반찬세트 4종을 출시했다. (사진 =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1인 가구를 겨냥해 수제반찬세트 4종을 출시했다. (사진 = 세븐일레븐)

초등학교 1, 3학년 두 아이를 둔 주부 유 모씨(42)는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진 후 학교, 학원 가는 횟수도 줄다보니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매 끼니마다 음식을 만들기 어려워 반찬과 국을 사먹게 됐다. 아이들도 잘 먹고 있어 더 다양하게 사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명 맛집 음식을 집에서…'RMR' 인기

요즘 간편식 시장에서 가장 핫한 제품은 레스토랑 간편식(RMR)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이 줄자, 맛집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 간편히 즐길 수 있는 RMR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유명 식당의 대표 음식인 만큼 맛이 보장된데다, 철저한 위생 관리를 바탕으로 제조된 제품이라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점도 RMR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마켓컬리가 올해 초부터 지난 18일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RMR 상품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늘어났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상품 수도 확대됐다.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RMR 상품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8% 늘어난 680여개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 상품 수 대비 RMR 판매 상품 수 비중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RMR은 나날이 업황이 위축되고 있는 외식업계에 새로운 생존 해법이 될 전망이다. 외식업계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소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뷔페 음식점 등이 고위험 시설에 추가되면서 분위기는 다시 얼어붙었다.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현재 CJ푸드빌은 빕스와 한식뷔페 ‘계절밥상’의 인기메뉴를 RMR화 하는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푸드(53,000 +1.53%)가 운영하는 한식 뷔페 ‘올반’은 수제 함박스테이크로 유명한 '구슬함박'과 손잡고 ‘구슬함박 스테이크’를 선보이며 RMR 제품군을 확대 중이다. 구슬함박 스테이크는 CJ오쇼핑에서 방송 1회만에 초도물량 4000개가 매진되는 등 호응을 얻었다.

마켓컬리에서 가장 많이 팔린 RMR으로 꼽히는 박승재 셰프의 미로식당은 떡볶이에 이어 두번째로 국물 소갈비찜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을 출시한 RMR 브랜드 '셰프스 테이블'을 통해선 정창욱 셰프의 '금산제면소' 탄탄멘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