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연합 플랫폼인 웨이브의 유료가입자 수가 2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OTT 수요가 증가한 데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콘텐츠 확보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종 OTT 웨이브, 유료 가입자 200만 명 돌파
웨이브 고위관계자는 10일 “유료가입자가 최근 국내 OTT 중에서는 처음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8개월여 만에 유료가입자가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웨이브는 지난 4월 유료가입자 328만 명(와이즈앱 집계 기준)으로 추산되는 넷플릭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무료가입자를 합친 웨이브의 전체 회원 수도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647만 명에서 지난 9일 934만 명으로 44% 증가했다.

웨이브의 급성장은 SK텔레콤의 ‘결합 마케팅’ 영향이 크다. 통신비 월 8만9000원을 지불하는 ‘5GX프라임’ 이상 요금에 가입하면 웨이브의 유료 상품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또 ‘웨이브 앤 데이터’란 부가상품에 가입하면 최초 2개월간 월 100원만 내고 웨이브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유료구독자 수가 증가하면 현재 웨이브 지분율 30%를 최대 50%까지 끌어올리도록 계약돼 있다. 웨이브는 출범 당시 2023년까지 유료가입자 500만 명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한몫했다. 웨이브는 올해 600억원을 투자해 7~8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2023년까지 콘텐츠 제작 투자에 약 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웨이브가 투자해 OTT에서 독점 방영하는 대표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로는 지난해 KBS2 ‘조선로코-녹두전’에 이어 현재 방영 중인 MBC ‘꼰대인턴’이 꼽힌다. MBC와 합작한 드라마 ‘SF8’도 곧 공개한다. 민규동, 오기환, 노덕 등 영화감독 8명이 연출한 8개 작품을 하나의 시리즈로 묶은 ‘SF8’은 웨이브에서 7월, MBC에서 8월에 방영한다. 채널A의 ‘거짓말의 거짓말’, SBS의 ‘앨리스’ 등도 하반기에 방송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이들 작품의 국내외 판권을 확보해 수출도 하고 있다. 첫 작품 ‘조선로코-녹두전’은 아시아뿐 아니라 미주지역, 유럽, 중동 등 세계 전역의 방송사와 OTT에 제공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NBC유니버설과 업무 협약도 맺었다. 웨이브가 NBC유니버설 콘텐츠를 적극 구매하고, NBC유니버설은 연간 다섯 편의 웨이브 콘텐츠를 구매해 자체 OTT ‘피콕’ 등을 통해 유통한다는 내용이다.

웨이브의 최대 강점은 방대한 국내 방송콘텐츠다. 최신작을 비롯해 1980~1990년대 드라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별도 구매 없이 볼 수 있는 무료영화(웨이비 영화)도 3500여 편에 이른다. 3만 편 이상의 해외 시리즈도 제공한다. 독점 공급작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매니페스트’ ‘세이렌’ ‘더퍼스트’ 등 시리즈를 국내에 단독 서비스했고, 올 들어서는 ‘더 캡처’ ‘인텔리전스’ 등 최신 시리즈를 독점 또는 최초 공개로 선보이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최근 OTT 이용량이 늘면서 새로운 수요도 생겨났다”며 “영화제 야외 상영이 최소화되면서 출품 영화를 서비스한 게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브는 지난달 28일부터 열흘간 전주국제영화제 출품작 97편을 OTT에서 공개했고, 이 중 7000여 건이 유료 결제됐다. 웨이브 관계자는 “기대 이상의 성과”라며 “다른 영화제 작품들도 유치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