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공연 기회 잃은 예술가에게 '온라인 무대' 계속 지원"
(3)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지난 3월부터 민간 예술가·단체에
무관중·온라인 공연 '힘콘' 제공
총 16편 생중계…30만 건 '클릭'
세종문화회관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 사장은 “공연산업 전체가 무너진 상황”이라며 “관객들이 문화예술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면 그 결핍으로 부작용이 생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피해를 막기 위해선 코로나19로 멈춘 공연산업을 다시 순환시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세종문화회관이 사명감을 갖고 그 피가 완전히 멈추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문화회관도 코로나19로 인해 4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고 했다. 2020 시즌 개막작으로 올리려던 서울시무용단의 ‘놋-N.O.T’을 비롯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9개 산하단체가 함께하는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등이 줄지어 취소됐다. “이미 제작비를 써서 공연을 준비한 상태에서 취소돼 타격이 더 컸죠. 관객들이 기대를 많이 했던 공연들이 무산돼 더욱 아쉽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세종문화회관은 공연계 전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는 4일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토크 콘서트 ‘올림#콘서트’를 ‘힘콘’의 일환으로 온라인 중계한다. ‘힘콘’ 시리즈 2·3탄도 잇달아 열 계획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진과 소방수들을 위한 방문 공연도 추진한다. “예술단을 선발해서 의료진과 소방수들을 찾아가 공연할 생각입니다.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던 ‘힘콘’을 또 다른 형식으로 확장하는 겁니다.”
세종문화회관 자체의 내실을 다지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김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공연장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그 본질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가 지나고 나면 다양한 온라인 공연 플랫폼이 생겨날 겁니다. 그런데 그건 정보기술(IT) 등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해나갈 겁니다. 공연장도 온라인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오프라인 공연장으로 관객이 다시 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세종문화회관은 관람 문화를 꾸준히 바꿔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인디학개론’ 공연에선 국내 공연장 중 처음으로 맥주 반입을 허용했다. 오는 11월 예정된 ‘게임 콘서트’에선 게임 캐릭터의 복장과 분장 등을 하는 코스프레,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한다. “공연장에서 금기시됐던 것을 하나씩 바꿔 나가며 관객들에게 개방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모두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려면 작은 변화가 계속 이뤄져야 합니다.”
기업 후원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서울시무용단을 시작으로 9개 산하단체별로 후원회를 마련하는 등 새로운 후원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어요. 각 기업이 원하는 장르와 공연에 맞춰 맞춤형으로 후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차별화된 전략을 계속 고민하다 보면 기회가 있을 것이고,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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