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사회

▲ 팬데믹과 문명 = 김명자 지음.
학계와 행정부, 국회에서 과학기술 및 환경정책을 다뤄온 저자가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한 쟁점들을 정리했다.

먼저 이번 사태를 초래한 '코비드-19'의 이모저모와 원인 바이러스인 '사스-코브-2' 바이러스의 정체를 현재 알려진 범위 내에서 밝히고 기존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는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한다
이어 코비드-19 진단기법의 종류와 차이에서 치료제의 재창출 전략과 백신 개발의 현황과 한계, 그리고 앞으로 우려되는 바이러스의 역습에 대한 전망과 대응, 바이오무기 개발 중단의 필요성과 보건안보에서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관점에서 조망한다.

고대로부터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스페인 독감, 에이즈 등 감염병이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경제, 사회, 정치,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미친 막대한 영향도 살펴본다.

또 인류의 산업문명이 지구 생태계를 빠르게 변화시킴으로써 기존의 지질시대와는 구분되는 '인류세'를 초래하게 됐고 그에 따른 기후변화와 과도한 개발 등 인간 활동이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해 병원체의 확산을 촉진하기에 이르렀음을 지적한다.

결국 기술혁신은 현재 인류 사회가 직면한 글로벌 리스크, 즉 기후변화,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자원위기, 보건안보, 빈부 격차 등 요인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때 지속가능한 발전이 담보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까치. 402쪽. 2만2천원.
[신간] 팬데믹과 문명·코로나 사피엔스
▲ 코로나 사피엔스 = 최재천 등 6명 지음.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초래된 인류의 삶은 예전과 전혀 다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코로나 사피엔스'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생태, 경제, 사회, 정치, 심리 등 각기 다른 분야를 전공한 석학들이 방송사의 기획으로 코로나 19가 우리 삶과 세계에 가져올 변화와 기회에 대해 심층 진단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코로나 19를 두고 수요, 공급, 소비가 한꺼번에 붕괴하는 '미증유의 사태'라고 규정하면서 이 일로 인해 성장은 수단일 뿐이며 지금은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자각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는 이 같은 바이러스는 결국 인간이 자연 생태계를 침범하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대책으로 '화학 백신이 아닌 '생태 백신', 즉 자연과 인간의 거리 두기와 '행동 백신', 즉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안 체제 연구로 이름난 홍기빈 칼폴라니경제연구소장은 지난 40년간 지구적 자본주의 문명을 떠받들어온 4가지 기둥, 즉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가 무너졌다면서 "코로나 19 사태 이후 문명 전체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 밖에 최재붕 성균관대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 교수, 김누리 독일 유럽연구센터 소장,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등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본 코로나 19 사태의 의미와 전망에 관해 기술한다.

인플루엔셜. 200쪽. 1만5천원.
[신간] 팬데믹과 문명·코로나 사피엔스
▲ 포스트 코로나 사회 = 김수련 등 12명 지음.
간호사, 의사, 교수, 수의사, 페미니스트 운동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 12명이 각자의 입장에서 코로나 19 사태의 의미를 성찰한다.

김수련 간호사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차출돼 코로나 최전선인 대구의 중환자실에서 환자들과 함께 벌인 사투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만큼의 방어가 가능했던 것은 의료진, 특히 24시간 방호복 속에서 환자 곁을 지킨 간호사들의 혹사와 헌신 덕분이었음을, 그러나 인력을 보강하고 처우를 개선하고 제도를 정비하지 않는 한 그러한 희생만으로 다시 올 감염병에 대비할 수 없음을 현장의 기록으로 일깨운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청도대남병원의 정신장애인에서부터 요양시설의 노인, 이태원 클럽의 성소수자, 구로 콜센터와 택배회사의 노동자를 비롯해 기울어진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떤 현실로 들이닥치는지를, 또 그들의 삶과 죽음이 전 인류의 운명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그려낸다.

종교 연구가인 백소영 강남대학교 초빙교수는 신천지교회를 비롯한 일부 교회의 비이성적 존재 방식을 비판하는 기존의 논의를 넘어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을 '다시 연결'하는 종교의 힘, 자발적 나눔과 연결감의 회복에 주목한다.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서문에서 "감염병을 생물학적인 사안 위주로 이해하면 약자에게 '좋은' 미래는 막막하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더 급하게 필요한 것은 '어떤 변화가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 곧 정치적 지식인지도 모른다"고 썼다.

글항아리. 284쪽. 1만5천원.
[신간] 팬데믹과 문명·코로나 사피엔스
/연합뉴스